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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上]의학계가 질환 별 특성에 맞춰 색깔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빨강, 파랑, 노랑 등 원색은 기본이고 무채색인 금색, 은색에 이어 회색도 등장했다. 데일리메디가 확인한 의료관련 분야의 색깔리본 캠페인만 13개에 달한다. 색을 입힌 주체 또한 리본을 필두로 레이스, 반지(링), 원(서클), 튤립 등 다양하다. 이미지컬러 마케팅 범람의 시대를 맞이한 의료계 모습을 살폈다.[편집자주]
유방암 상징 ‘핑크리본’…에이즈 ‘레드리본’
색상+리본의 대표적 성공사례는 단연 '핑크리본'이다. 핑크리본은 유방암의 상징으로 1992년 글로벌 화장품 회사인 에스티로더(Esteelauder)의 고(故) 에블린 H. 로더(Evelyn Hausner Lauder) 당시 수석부회장이 유방암으로 한쪽 유방을 잃은 후 캠페인을 전개해 세계로 퍼졌다.
이후 유방암연구재단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지원과 세계인의 모금에 힘입어 여성 건강과 아름다움을 지키자는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05년부터 매년 10월 유방암 예방의 달이면 '핑크리본 마라톤', '가두 행렬'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좌)에스티로더의 핑크리본 캠페인 포스터와 (우)2007년 백악관에 걸린 레드리본 (출처=에스티로더, 위키피디아) |
최근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상징은 '레드리본'이다. 레드리본은 에이즈 감염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지지를 보낸다는 의미로, 1991년 영화배우 제레미 J. 아이언스(Jeremy John Irons)가 미국 토니상(Torny Award) 시상식에 달고 나오며 알려졌다.
레드리본 캠페인은 매년 12월 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선정한 '세계 에이즈의 날' 에이즈의 정확한 정보와 예방책을 전달하고 편견을 깨기 위해 펼쳐지고 있다.
실제 지난 2007년에는 미국 백악관에 대형 레드리본이 걸리는가 하면 최근 국내에서는 붉은 옷을 입은 일반인들이 참가해 몸으로 거대한 레드리본을 형상화하는 '레드리본 플래시몹' 이벤트 등이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심뇌혈관질환 적혈구 모양 ‘레드서클’-전립선암 '블루리본'
붉은 피를 이미지화한 또 다른 상징으로는 '레드서클'이 있다. 레드서클 캠페인은 2013년부터 심뇌혈관질환 건강캠페인으로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당뇨병・고혈압 등 심뇌혈관질환 관련 8개 유관학회와 함께 벌이고 있는 운동이다.
캠페인은 매년 9월 1일부터 일주일 간 전국 255개 보건소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와 민간기관이 공동으로 '레드서클존' 설치, 무료 건강강좌 및 건강상식 퀴즈이벤트 등이 벌어진다. 캠페인 기간 중 레드서클존에서는 무료로 혈당 및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복지부 등은 캠페인을 통해 국민들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과 같은 중증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고 예방과 관리를 적극 실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좌)심혈관질환을 알리기 위한 레드써클과 (우)전립선암 바로알기 캠페인 블루리본의 포스터들(출처=질병관리본부, 블루리본 캠페인 사무국) |
붉은색이 혈액, 핑크색이 여성이라면 푸른색은 남성을 뜻한다. 1999년 영국 비영리 단체인 캡큐어(Cap Cure)는 전립선암 조기진단에 대한 의식을 높이기 위해 '블루리본' 캠페인을 시작했고, 국내에서는 대한비뇨기과학회가 매년 9월 '전림선암 인식의 달'을 맞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블루리본은 앞선 핑크리본이나 레드리본에 비해 폭넓게 알려지지 못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1995년 미국에서 통신품위법에 반대해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일어난 운동의 상징으로 블루리본이 쓰이며 사람들에게 깊이 인식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운의 ‘노란리본’-대장암 ‘골드리본’
블루리본과 함께 사람들에게 의료에 관한 이미지를 크게 각인시키지 못한 색으로 '노란리본'이 꼽힌다. 실제 노랑리본 달기 캠페인은 1979년 이후 세계 전역으로 넓게 퍼져있지만 대부분 무사귀환이나 애도 등의 뜻을 담고 있다.
이는 나무 등에 노란색 리본을 묶어 먼 곳으로 떠난 이들의 무사생환을 바라던 옛 사람들의 행동에서 유래된 것으로 국내에서도 세월호 사건 등 국가적 재난사태가 발생하며 확산됐다.
이와는 별개로 노란리본은 11월 17일 폐암의 날을 맞아 대한폐암학회가 주관하는 '폐암 퇴치의 날' 캠페인의 상징물이자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이 주관하는 소아암 어린이 돕기 후원 운동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 외에 노란리본은 자살예방 운동의 상징으로도 쓰인다.
노랑과 비슷하게 복부 장기인 대장을 금색 리본으로 표현해 사용하기도 한다. 요실금과 대장암 등 배뇨장애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골드리본 캠페인도 매년 6월 18일부터 시작된다.
▲(좌)소아암 상징 노란리본과 (우)대장암 상징 골드리본(출처=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대한대장항문학회) |
장기기증‧우울증 ‘초록리본’…알츠하이머‧자궁경부암 ‘퍼플리본’
색과 이미지를 질환 상징에 많이 사용하면서 겹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1997년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가 매년 9월 둘째 주를 '장기의 주간'으로 정하고 생명나눔의 의미를 담아 '초록리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녹색의 편안함을 상징화해 우울증에 대한 인식제고운동과 실종아동찾기운동 등에도 '그린리본'이 쓰인다. 다만 여러 단체들을 통해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면서 사람들에게 서로 다른 이미지로 각인되는 모습이다.
초록리본과 달리 퍼플리본은 의료계 내에서 이미지가 충돌한다. 퍼플리본의 경우 알려진 것만으로도 6~7개의 각종 질병에 걸쳐 널리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질병은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보라색 리본에 관한 여러 상품이 판매돼 수익의 일부가 환자와 보호자에게 기부되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와 달리 대한산부인과학회는 2010년부터 여성의 자궁과 고귀함을 퍼플리본으로 형상화해 매년 5월 셋째 주 자궁경부암 예방운동을 펼치고 있다. 갑상선암, 췌장암, 고환암,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동물학대 등의 심벌로도 쓰인다.
▲(좌상)장기기증 촉진을 위한 초록리본캠페인, (좌하)실종아동찾기운동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그린리본마라톤대회, (우)자궁경부암 예방운동인 퍼플리본캠페인의 일환 닥터카페(출처=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그린마라톤대회 사무국, 대한산부인과학회) |
“단발 이벤트 되지 않도록 꾸준한 홍보‧소통 필요”
이 외에도 백혈병과 기아, 다발성경화증, 자해 등에 대한 정확한 인지와 정보제공을 위한 '오렌지리본', 장애인에 대한 시선과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회색리본', 파킨슨병 환자와 그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레드튤립', 류마티스관절염 인식제고를 위한 '골드링' 등이 있다.
이와 관련 ‘헬스커뮤니케이션’이란 책을 저술한 정의철 교수(상지대학교 언론광고학부)는 "환자들은 질병에 관한 정보를 더 받고, 의학적 결정에 참여하기를 원하지만 의사들은 환자가 원하는 정보의 양과 종류를 잘 모르고 전달하지 못한다"며 소통을 강조했다.
이어 "불충분한 설명과 무시하는 어투, 공감적 경청의 부족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를 바탕으로 마음을 연 공감적 의사전달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매스미디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정보전달 또한 질병 정보 습득의 중요한 요소라는 점 또한 언급하며 그는 "단발성, 이벤트성이 아닌 매스미디어 채널을 활용한 꾸준한 노출과 홍보, 소통 노력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단기에 단편적으로 이뤄지는 일방적 정보전달이 아닌 다양한 채널과 방식으로 환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는 길이 폭 넓게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