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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조건 속 생명 신비 풀어가는 이대목동병원
아쉬운 정부 지원에도 한 꺼풀 한 꺼풀 베일 벗는 '조산' 위험
[ 2015년 12월 28일 18시 26분 ]

현대의학에는 아직 뚜렷한 원인이나 치료법을 밝혀내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 많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조산(早産)’이다.


임신 20주부터 37주 사이 미숙아를 분만하게 되는 조산은 산모와 태아의 생명을 위협하는 탄생의 어두운 그림자다.

 

더구나 이를 유발하는 원인은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짧은 자궁경부 길이나 유전적 요인, 감염 및 만성질환, 건강상태 등이 조산율을 높인다는 경험적 증거만이 공개돼 있을 뿐이다.


검진법이나 예방법도 여타 질환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최근 이화여자대학교 연구팀이 조산의 조기검진 가능성을 열어 관심이 높다. 그 방법 또한 기존의 양수나 혈액, 질 분비물 등을 검사하는 것보다 간편하다. 이에 연구진은 산모들이 조산의 두려움에서 조금은 해방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감을 표한다.

 

유레아플라즈마균 등 번식하면 조산 우려

 

이대목동병원 김영주 교수와 이화융합의학연구원 김윤근 교수가 주축이 된 연구팀은 ‘박테리아’에 주목했다. 생체변화에 맞춰 체내 미생물의 생태 또한 달라진다는 점 착안할 것이다.


연구팀은 조산과 정상 임신, 일반 여성의 박테리아 균총을 비교·분석하기 위해 이들의 소변에서 DNA를 추출하고, 세균 16S rRNA 유전자 가변영역(V1-V3)에 대한 454 파이로시퀸싱 분석,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ext-generation sequencing, NGS)을 실시해 세포외소포체를 확인했다.


그 결과 소변에 존재하는 전체 균 중 임신을 하지 않은 일반 여성의 경우 0.12%로 거의 존재하지 않는 바실러스(Bacillus spp.)가 임산부에게는 45.6%로 많았다. 반면 슈도모나스(Pseudomonas spp.)는 일반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견됐다.


조산모의 경우에는 이들과 또 달랐다. 조산한 임산부는 정상분만 산모에 비해 유레아플라즈마(Ureaplasma spp.)와 메가스피라(Megasphaera spp.) 균이 많이 검출됐다.


이와 관련 김영주 교수[사진]는 “임산부에게 바실러스와 슈도모나스 세균총의 변화는 향후 임신의 예후를 확인하는데, 유레아플라즈마와 메가스피라 세균 검출은 조산을 예측하는데 각각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출산 연령이 높아지고 고령산모가 늘어나는 가운데 소변검사만으로 임신 예후 및 조산을 예측할 수 있게 돼 혈액 및 질 분비물 검사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침습적 방법에 따른 감염피해 등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상용화는 아직…정부 관심·지원 절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를 일반화하기에는 아직 무리”라고 설명했다. 보다 안전하고 간편한 방법이지만 연구가 이대목동병원에서 단태아를 출생한 74명과 37주 미만에 분만한 조산환자 35명을 대상으로 이뤄져 좀 더 많은 연구사례가 모여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유전자 분석을 활용하는 만큼 비용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인다곤 해도 조기검진에 이를 활용하기에는 다소 부담이 되는 만큼 현 시점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이에 조산에 대한 학계와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조산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진다면 좋은 균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등의 방안이 강구되고 태어나려는 생명이 사라지는 일도 최소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도 일부 제시했다. 그는 “프랑스와 같이 모든 아이를 국가가 책임지고 길러줄 수는 없지만 많은 재원과 복합적인 노력이 필요한 만큼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조산 예측을 위한 검진비나 자궁수축억제제 등의 건강보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6번의 조산으로 아이를 잃으면서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다”며 “부디 산모들이 아이를 포기하지 않도록 의료진과 정부가 지켜주는 것이 또 다른 저출산 대책이자 가슴 뿌듯한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준엽기자 oz@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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