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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0년이다. 한의학 오류와 과학적 근거 부족을 비판하기 위해 전방위적 활동을 펼쳤던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위원회 유용상 위원장이 물러났다. “충분한 공론의 장이 마련됐다”는 판단에서 사퇴 결정을 내렸다.
‘허준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 ‘한의학에 작별을 고하다’ 등 대중들의 관심을 이끌기 위해 2권의 서적도 출간했다.
한의학이 가진 비이성적, 비과학적, 비윤리성 문제를 과학철학적 입장에서 고찰된 2권 모두 의료계의 비상한 관심과 응원을 받았다.
사퇴를 결정함과 동시에 유용상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규제개혁’이라는 명목 하에 의료계를 초유의 비상 사태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 골자였다.
유용상 위원장은 “의학의 역사는 생물학적인 문제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경제적 내용을 포함한 당시대의 인식론과 방법론이 총 동원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의학이 현대의학과 같이 인정되는 우리나라의 의료 이원화 제도는 전근대와 근현대의 문화투쟁이 철학적으로 완결되지 못한 현실을 웅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용상 위원장[사진]은 한의학이론 폐기를 원칙으로 하는 의료일원화 운동에 앞장서왔다.
한의학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중국에서도 ‘한의학 폐기 운동’이 방해 받지 않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동일한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유용상 위원장은 “지식인으로의 주장과 사회 변화는 별개인 것 같다”며 “한의학에 내재된 인식론을 해결치 못하면 우리는 영원히 중국의 정신적 노예상태를 모면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특히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허용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의계의 정치적 투쟁은 계속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유용상 위원장은 “의협 한특위를 비롯한 의료계의 주장은 결코 밥 그릇 싸움이 아니다”라며 “사적 이익이 아닌 공적 이익을 위한 행보임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근 진행됐던 대한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의 골밀도 측정기 시연에 대해서는 ‘과학의 외투’를 통해 한의학의 허술한 논리를 채우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유용상 위원장은 “한의학과 현대 의료기기는 학문적 가치와 근본 원리를 따져봤을 때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며 “현대 의료기기로 자신들의 부족한 부분을 충족시키려는 한의계의 주장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들의 지식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찬성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부디 한의계는 본분에 충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과학적 근거 미약한 한의학, 정부는 왜 방치하나”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민속적, 원시적 한방이론만을 내세워 세계 보편적인 의학지식과 끝없는 갈등을 야기하는 원천적 문제를 방임하는 우리나라 의료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유용상 위원장은 “정부가 과학적이고 윤리적 입장 그리고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해야 하는 헌법에 위배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셈”이라며 “이에 따라 한의학도들이 끝없이 함몰되고 헤어 날 수 없는 인식론의 갈등에서 방황하는 현실이 지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유용상 위원장은 “그동안 한특위 위원장의 행보에 아낌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준 의료계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의료인이기에 앞서 한 나라의 지식인으로서 최선을 다했다. 한의학 비판 관련 기본적 이론도 완성됐고, 분위기도 형성됐다. 의료계 후학들의 학문적·과학적 발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