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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귀화한 환자에게 코 지방이식술을 시행하다가 왼쪽 눈을 실명케 한 의사가 소송에서 졌다. 불가항력으로 발생한 합병증이었다는 의사의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결과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8민사부(부장판사 정은영)는 환자 한 모씨가 A성형외과 원장 김 모씨와 H해상화재보험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법원은 환자가 청구한 1억6904만원 중 9922만원을 배상금으로 책정했다. 김 원장은 H보험사와 사고 1건 당 5000만원을 한도로 영업배상책임보험을 체결해 둠에 따라 전체 금액 중 보험사 몫으로 결정된 4800만원을 제외한 5122만원만 부담하게 됐다.
중국에서 태어나 최근 한국 국적을 얻은 한씨는 지난 2013년 8월 김 원장으로부터 코 지방이식술과 쌍커풀 수술을 받았다. 2차 코 지방이식술을 받은 직후 한씨는 왼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며 통증을 호소했다.
김 원장은 곧바로 안구 마사지를 하면서 한씨를 데리고 강남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CT 및 MRI 검사 결과 별 다른 이상은 없었지만 김 원장은 보다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위해 세브란스병원 안과 전문의 김모 교수에게 연락해 또 다시 전원 조치했다.
이 병원 의료진은 안동맥 폐색을 의심하고 고농도 스테로이드를 처방해 급성 신경손상에 대한 치료를 실시했다.
한씨는 4일 간의 입원 치료 후 퇴원해 김 원장으로부터 총 8차례에 걸쳐 지방을 녹이는 혈관주사를 맞았다. 하지만 한씨의 왼쪽 눈 시력은 회복되지 않았고 결국 실명에 이르렀다.
한씨는 “김 원장이 지방이식주사를 너무 깊게 주입하는 등의 의료과실을 저질러 실명이 됐다”면서 “지방이식술로 인한 실명 가능성 등 후유증이나 부작용에 관한 어떤 설명도 들은 바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김 원장이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과실을 인정해 환자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수술 직후 왼쪽 눈이 안 보이는 한씨의 증상으로 볼 때 코에 주입한 자가지방이 눈동맥 분지로 들어갔고 이로 인해 눈동맥과 중심망막동맥이 폐색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동맥 천공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최소한의 압력으로 천천히 지방을 주입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기 때문에 부작용을 막기 위한 조치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특히 “수술승낙서에는 미용수술에 관한 부작용만 담겼을 뿐 지방이식술에 관한 내용은 전혀 없었다”며 “시술 부작용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 보기 어려워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지방색전은 시술자가 아무리 주의하고 회피하려고 해도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에 불과하다”며 무죄를 호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불가항력적 합병증이라 하더라도 의료과실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고 한씨의 신체가 일반 사람들과 어떻게 달라 합병증이 생겼는지 증명하지 못한 이상 김 원장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못박았다.
다만 “환자가 이상 증상을 호소한 즉시 안구 마사지를 하면서 환자를 데리고 상급병원 응급실에 내원했고 상태 호전을 위해 나름대로 최선의 조치를 취한 점을 고려할 때 책임을 70%로 제한한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