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 의료기관 척결 의지를 강하게 불태우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사무장병원 의사와의 법정 다툼에서 졌다. 엉뚱한 법 조항을 적용해 급여 환수 처분을 내린 것이 공단의 발목을 잡았다.
서울행정법원 제13부(재판장 반정우)는 최근 의사 김모씨가 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징수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의사 김씨는 P병원과 P요양병원에서 병원장으로 재직하며 노인 환자가 장기 요양을 신청하는데 필요한 소견서를 발급하고 공단으로부터 187만1670원을 지급 받았다.
공단은 두 병원이 사무장병원이라는 이유로 소견서 발급 비용을 "장기 요양 기타 징수금(부당이득금)" 명목으로 환수하겠다고 통보했다.
법원은 공단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적용 대상이 될 수 없는 법 조항을 내세워 환수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공단이 내세운 조항은 구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43조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공단은 요양급여를 받은 자가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재가·시설급여비용’을 청구해 지급받은 경우 ‘장기요양급여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을 징수해야 한다.
다만 대법원 판례((2013.12.12. 선고 2011두3388판결)에 따라 이 조항에 근거해 환수하기 위해서는 지급받은 비용이 ‘재가급여’ 또는 ‘시설급여’ 또는 ‘장기요양급여’에 소요된 비용에 해당해야 한다.
재판부는 “의사소견서 발급비용은 수급자의 장기 요양을 지원하거나 간병하는데 소요되는 금액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요양급여라고 볼 수 없다. 공단 스스로도 처분 경위를 ‘장기요양기타징수금(부당이득금)’으로 분류해 통상적인 장기요양급여비용에 대한 징수 처분을 할 때와는 달리 취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씨가 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비용은 의사소견서 발급비용일 뿐 재가 및 시설 급여, 장기급여에 소요된 비용이라고 볼 수 없다. 공단은 적용 대상이 될 수 없는 비용에 대해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43조를 근거로 환수 처분을 한 것이기 때문에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이와 관련, 의사 김씨는 “사무장병원이라는 이유로 급여 환수 결정이 난 것은 아쉽지만 이와는 별도로 법률적 근거가 없는 공단의 처분에 대해 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를 이끈 것에 의의를 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