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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노환규 아바타'라 불려지기도 했었던 추무진 대한의사협회 회장. 추무진 회장과 노환규 전 회장이 13일, 범의료계 토론회 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시종일관 둘 사이에는 냉랭한 분위기가 흘렀다.
오는 16일 국회에서 예정돼 있는 의료일원화 토론회를 앞두고 극도의 경계심 속에 개최된 범의료계 토론회에서 추무진 회장은 이날 혹독한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노환규 전 회장은 "한방과 관련, 이제는 추 회장이 일반 의사회원들과 다른 정서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사실상 진정성을 의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
지난 2014년 의협 역사상 최초로 '불신임'을 당해 중도하차한 노환규 전 회장은 제38대 회장 보궐선거에 나선 추무진 회장을 측면지원, 당선에 상당한 무게감을 실었던 것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노 前 회장 "추무진 집행부 진정성 의구심…의료일원화협의체 탈퇴" 촉구
이 자리에 참석한 회원들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저지를 위한 투쟁과 관련, 현 추무진 집행부에 가히 '융단폭격' 수준의 비판을 쏟아냈다.
"왜 의료일원화협의체 탈퇴를 못 하나, 이적행위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대체 속내가 무엇이냐", "추 회장이 망언 수준의 발언을 하고 있다"는 식의 자극적인 표현도 동원됐다.
노 전 회장까지 발언에 나서며 분위기는 급랭했다.
노 전 회장은 "지난 2013년 당시 회원들은 정부의 '의사면허 취소' 협박에도 파업에 동참했다"며 "그런데 지난달 700명이 넘는 지도자들이 모여 개최한 궐기대회, 그리고 그 이후 과연 어떠한가"라고 되물었다.
특히 "의료일원화라는 단어 자체가 부적절함에도 공개적인 자리에서 확인되는 추 회장의 행동과 발언을 보면 한방과 관련해서는 일반 회원들과 다른 정서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의사들에게 소정의 교육을 거쳐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한다는 내용 자체가 다뤄지는 것에 대해 이렇게 대응해서 되겠나"라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의료일원화 토론회에 절대적으로 불참하길 바란다"며 "토론회에 참석한다면 또 다시 이용당할 것이 분명하다. 이제는 집행부의 진정성에 대해 의구심 정도가 아니라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노 전 회장은 "회원들이 질타하는 것은 방법론의 부재가 아니다. 바로 추 회장의 의지다. 본인은 협상을 하겠으니 투쟁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하면 된다는 식의 대응은 안 된다"고 비판했다.
물론, 사실상 의협 회장이 1인 시위를 하고 단식을 한다고 해서 정책을 단번에 막아낼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전제하기도 했다.
그는 "하지만 회장과 집행부 가지고 있는 권한이 있다. 바로 11만 의사들의 '대표성'이다. 그 권한을 잘 생각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때문에 리더의 생각과 의지가 중요한 것 아니겠나"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불법 저지른 김필건 회장, 왜 고발 안하나"
이번 범의료계 토론회에서 단연, 눈에 띈 것은 한의협 김필건 회장 고발, 의료일원화 논의 협의체 탈퇴를 촉구하는 발언이 봇물처럼 쏟아졌다는 대목이다.
공세 수위가 높은 만큼 위기감이 크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현재 의협 회원들과 집행부의 불신이 극에 달해있다는 증거다.
먼저 이동욱 회원은 "투쟁을 한다고 하면서 의료일원화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 수 회원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며 "논란을 제공할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저지를 위해 결사투쟁 하겠다는 ‘수장’이 어떻게 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는가"라며 “의협의 방향성이 무엇인지 명확히 하지도 않은 채 토론회에 참가만할 것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경기도의사회 소속 김장일 회원은 강경 투쟁으로 감옥에 갈 각오가 돼 있지 않다면 회장 자리를 내려놓으라는 뜻의 발언까지 해 토론회장 분위기를 일순간 술렁이게 만들기도 했다.
김장일 회원은 "실례로 얼마 전 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이 골밀도 측정기를 사용, 불법적 행위가 이뤄졌음에도 의협은 뒷짐지고 있다. 왜 추 회장은 김필건 회장을 앞장서서 고발하지 않는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의료혁신투쟁위원회가 하다못해 고발을 했는데 의협이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선 안 된다"며 집행부 의지 부족을 거듭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