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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절개수술 과정에서 의료진 과실로 아이가 뇌성마비 장애를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한 산모가 항소심 재판에서 이겼다.
서울고등법원 제17민사부는 A씨와 그 가족이 B병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4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초산모 A씨는 B병원에서 정기적인 산전 진찰을 받아왔다. 임신 5주 경 갑상선기능저하증이 확인돼 약물치료를 받았으나 A씨와 태아에게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A씨는 이 병원 의사 신모씨 권유에 따라 제왕절개수술로 아기를 출산하기로 했다. 의사는 수술 과정에서 태아가 우측 후방 후두위(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자세)로 있는 것을 확인하고 수술기록에 '태아가 골반강에 꽉 끼어 있어 만출이 용이하지 않았다'고 기재했다.
출생 직후 신생아 C군이 울지 않고 심박수도 분당 60회에 미치지 않자 의료진은 응급 심폐소생술 및 기관 내 삽관을 시행했다. 자발 호흡이 돌아오고 심박동이 확인되자 삽관을 제거한 후 중환자실에 입원시켰다.
신체검진 결과 C군은 우측 귀에서 목까지 푸른색 멍이 들어 있었고 좌측 볼과 어깨, 등 부위에서 점상출혈 소견도 확인됐다. 무호흡증도 나타났다.
의료진은 C군의 헤모글로빈 수치가 전날 16.2에 비해 12.5로 낮아져 빈혈 소견이 있음을 감안해 전원을 결정했다.
전원 절차를 밟던 도중 B군은 전신 청색증 및 무호흡 증세를 나타내다가 산소공급을 받은 후 포화도가 100%로 회복됐으나 눈동자 떨림 증상 및 60초 가량 경련 증세를 보였다. 의사 구모씨는 머리 두혈종을 확인한 후 산소공급 및 항경련제 투약을 유지한 상태에서 119 구급차를 이용해 인근의 대학병원으로 B군을 옮겼다.
전원 직후 뇌 CT 촬영 결과 후두골 부위의 대뇌 겸상막을 따라 양 측에서, 뇌의 아래쪽 후두와 및 뇌천막 부위를 따라서도 광범위하게 비교적 많은 양의 중증도 경막하 출혈이 관찰됐다. 좌측 앞쪽 이마 뼈 부위에는 두피 부종을 동반한 두개골 골절도 각 확인됐다.
C군은 무호흡, 신생아 가사, 뇌출혈, 경련, 파종성 혈관내응고병증 진단 하에 치료를 받았다. 현재 좌측 대뇌의 뇌연화증, 우측 두정엽의 국소적 뇌연화증으로 인한 뇌성마비 상태이며 우측 편마비 강직으로 인한 보행 장애가 있다.
1심에서 기각됐던 환자 측 청구는 2심에서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의료진이 분만 중 과실을 저질러 C군에게 장애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환자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출생 직후 C군에게 나타난 증상과 전원된 병원 CT 검사 결과를 보면 전형적인 외상에 의한 분만손상”이라며 “제왕절개술 외에는 외력이 가해질 만한 상황을 찾기 어려운데 수술기록지에는 구체적인 수술 과정과 처치 내용이 전혀 기록돼 있지 않았다. 미숙한 술기를 행했거나 이 과정에서 강한 외력이 가해짐으로써 출생 직후 멍, 두혈종, 두개골 골절, 뇌 경막하 출혈이 초래됐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태아 몸이 급속히 하강함에 따라 전위 현상이 발생하고 후방 후두위로 인한 부적절한 회전력까지 지속적으로 작용함으로써 신생아 뇌 표면에 관성이 집중돼 출혈 등이 발생한 것이지 무리한 수술은 하지 않았다”며 반박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태아의 하강 운동에 따라 작용하는 관성을 넘어설 정도로 급격하게 진행됐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뒷받침할 증거도 없다”며 “태아에게 나타난 증상이 심했던 고려하면 단지 관성에 의한 분만 손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못 박았다.
다만 “태아가 후방 후두위 상태에 있었던 점이 맞물려 만출에 불리한 영향 미쳤을 가능성이 있고, 급격하게 진행되는 분만 과정은 위험성이 수반되는 점 등 종합해 배상 책임을 5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