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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 개설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투자를 받았다고 해서 반드시 사무장병원으로 볼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3부(부장판사 유진현)는 의사 이모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공단은 요양급여비용 1억8491만원을 환수한 처분을 취소하라”고 선고했다.
앞서 공단은 지난해 4월 30일 의사 이씨에게 1억8491만원의 요양급여비 환수 처분 결정을 내렸다.
이씨가 경기도 의정부시 소재 E의원을 실제로 운영하지 않고 의료기관 개설 자격이 없는 전모씨에게 명의를 빌려줬다는 게 처분 이유다.
E의원은 E한방병원과 2002년 3월 경 설립됐다. 전씨의 남편 박모씨는 당시 두 병원에 상당한 액수의 금원을 투자했다.
E의원은 E한방병원의 인적, 물적 지원을 받아 운영됐다. E한방병원에서 E의원의 임대료 등을 모두 부담했고, 한방병원 직원이 의원 접수 및 수납 업무까지 함께 처리했다.
E한방병원은 2005년 10월 17일부터 2010년 12월 10일까지 5년2개월 동안 명의자가 4번 바뀌었다. E의원도 마찬가지로 2005년 11월 8일부터 2010년 6월1일까지 명의자가 4번 변경됐다.
의정부경찰서장은 이 두 병원이 불법적으로 개설된 의료기관이라고 판단해 공단에 행정 처분을 의뢰했다.
공단은 “이씨는 ‘사무장병원’인 E의원에 2005년 11월 8일부터 2006년 9월 1일까지 10개월 동안 고용돼 진료를 했다”고 판단,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에 따라 부당 이득금을 징수했다.
하지만 법원은 공단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전씨 측이 2008년 7월 9일경까지는 E의원 운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전씨는 개설자들로부터 한방병원 수입과 지출에 관한 계좌 거래 내역만을 제공받아 확인했을 뿐 직원 채용, 수익관리 등 운영에 필요한 구체적인 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또한 E의원은 이씨가 개설자로 신고된 기간 동안 전씨 측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2009년 1월 14일 이후에 E한방병원이나 E의원 개설자로 신고된 의사 3명에 대해서만 기소했고, 이 기간 전에 개설자로 신고된 의료인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재판부는 “검찰 조사 결과 등에 비춰 보면 이씨가 개설자로 신고된 2006년 9월 1일까지 전씨 측은 E한방병원과 E의원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을 개연성이 높다”며 “한방병원에 투자를 했다거나 E의원이 한방병원의 지원을 받아 운영됐다는 사정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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