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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장(腸) 속에서 살고 있는 바이러스가 크론병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권미나 교수・경희대 배진우 교수・연세의대 천재희 교수 공동연구팀은 최근 이 같은 연구결과를 면역학 분야 학회지 '이뮤니티(Immunity, 임팩트 팩터=21.561)' 4월호에 게재했다.
흔히 우리 몸의 건강을 위협하고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진 바이러스와는 달리 공생 미생물 중의 하나인 장내 바이러스는 면역력을 지켜 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게 핵심이다.
연구팀은 "장내 공생 바이러스가 면역세포 내 신호전달체계인 ‘톨유사수용체3/7’를 활성화해 체내 면역 물질인 ‘인터페론 베타’의 분비를 촉진, 염증성 장질환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내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치료제 개발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동안 공생 미생물의 하나인 장내 박테리아의 군집 변화가 염증성 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는 보고된 바 있지만 또 다른 공생 미생물인 장내 바이러스에 의한 염증성 장질환의 발병 기전은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염증성 장질환에 걸린 생쥐와 크론병 환자군의 유전체 데이터를 이용해 장내 바이러스 군집 변화에 따른 염증성 장질환의 발병 양상과 면역학적 특성을 규명했다.
먼저 면역세포 내 신호전달체계인 ‘톨유사수용체3/7(TLR3/7)’의 기능이 망가진 생쥐에서 염증성 장질환이 악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 점에 주목했다.
면역세포 표면에 있는 톨유사수용체 3/7는 바이러스 등의 외부 물질을 인식하고 면역세포 대사를 촉진해 선천성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톨유사수용체는 폴리(Poly(I:C))와 이미퀴모드(Imiquimod)와 같은 물질에 반응해서 활성화되는데, 장내 공생 바이러스가 보유한 RNA 물질이 바로 이 물질과 같다.
연구팀은 톨유사수용체3/7의 활성화에 따른 염증성 장질환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대장염에 걸린 생쥐에게 폴리와 이미퀴모드 물질을 투여했다.
그 결과 신호전달체계인 톨유사수용체3/7가 활성화돼 대장 점막 고유층의 면역세포인 특정 수지상 세포(pDC)의 활성이 촉진됐고, 체내 면역 단백질 물질인 인터페론 베타(IFN-β) 분비가 증가해 염증성장질환 증세가 유의적으로 완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면역세포의 활성을 촉진해 면역 물질의 분비를 유도함으로써 장 면역 항상성에 기여하고 궁극적으로 염증성 장질환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 항바이러스제로 생쥐의 장내 공생 바이러스의 양을 감소시켰을 때 염증성 장질환이 더욱 악화된다는 결과를 얻었다.
권미나 교수는 "병원성 바이러스와 다르게 공생 미생물인 장내 바이러스의 경우 장내 면역시스템 방어 기능을 활성화해 염증성 장질환의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활용해 난치성 질환으로 알려진 크론병 등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제 개발 가능성과 항바이러스제 남용에 대한 경계를 제시한 의미 있는 성과"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중견연구자 도약 사업 및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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