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악수술이 한창인 수술실. 집도의가 눈 앞 모니터를 향해 손을 뻗어 공중에서 두어 번 손가락을 두들기자 환자의 다양한 3차원 의료영상들이 화면 위에 나타난다. 그리고 주먹을 쥐어 원하는 영상을 고른다. 위 아래로 손을 움직이자 영상이 회전과 동시에 확대된다.
원하는 각도의 뼈 영상 속에서 신경다발 위치를 세밀하게 확인한 집도의는 시선을 환자에게 옮겨 수술을 이어간다.
의료진이 수술장에서 키보드나 마우스 없이 모니터 앞에서 손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환자의 의료영상을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게 됐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와 의료정보개발팀 박준연 주임은 수술장에서 쓰는 의료 소프트웨어에 동작 인식 기술을 적용한 비접촉 동작인식 프로그램 ‘제스처 훅(Gesture Hook)’을 최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센서를 통해 들어오는 정보를 인식하는 기술과 이렇게 인식된 동작을 키보드나 마우스가 작동되는 것처럼 바꿔서 모든 프로그램을 제어할수 있게 하는 후킹(Hooking) 기술을 활용했다.
의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영상을 빠르게 찾아내 정확한 집도의에게 도움을 줄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접촉을 최소화시켜 감염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남국 교수팀은 “이를 이용하면 손을 허공에서 움직이고, 두들기고, 주먹을 쥐는 등의 동작만으로도 검사영상을 확대할 수 있다. 또 밝기와 대비, 투명도를 조절하면서 의료 영상 조회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술장에서는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자와 접촉하는 의사가 아닌 수술장 내 다른 간호사가 마우스나 키보드를 이용해 의사가 요청한 영상을 찾거나 컴퓨터 작업을 대신 진행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의사와 간호사 간 의사소통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영상을 찾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프로그램 개발로 의료 영상을 찾게 되면 기존보다 빠른 시간에 의사가 원하는 영상을 찾아낼 수
있다.
실제 김남국 교수팀이 두경부 CT(컴퓨터단층촬영) 촬영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제스처 훅’을 이용한 경우 원하는 영상을 얻는 시간이 평균 5.29초로 기존 8.54초 보다 약38% 짧은 시간에 원하는 영상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정확도 면에서도 거의 모든 동작에서 우수한 인식률을 보였다.
연구팀은 “제스처 훅의 강점은 병원에서 개발한 자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일반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모든 프로그램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라고 소개했다.
현재는 윈도우 기반으로 제작됐지만 향후 맥, 리눅스 등의 다른 운영체제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추후 가상현실 기기와도 연동할 계획인데, 홀로그램 증강현실 기술을 이번 성과에 접목시키면 공중에 떠있
는 영상을 자유롭게 제어하는 최첨단 기술도 구현 가능할 전망이다.
김남국 교수는 “동작 인식 기술로 의사가 직접 손쉽게 영상을 찾을 수 있다면 수술 과정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해 비접촉 인터페이스 개발을 추진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번 성과는 ‘수술실에서 키보드와 마우스 대신 활용할 수 있는 비접촉 동작인식 인터페이스’ 라는 논문으로 ‘컴퓨터와 수학을 이용한 의학방법론(Computational and Mathematical Methods in Medicine)’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