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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1955년 존 맥카시 (John McCathy)가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용어를 제안한 이후 소설이나 영화 밖 현실세계로 가장 가까이 다가온 듯한 느낌이다.
지난 3월, 구글 딥마인드(DeepMind)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 대국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리면서 뉴스는 인공지능,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이나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딥 러닝(deep learning)과 같은 용어로 도배됐다.
대국 결과가 1:4로 알파고의 일방적 승리로 끝나자, 인간을 능가하는 인공지능 출현이 코앞에 다가 온 것 아니냐는 기대와 함께 이러한 인공지능에 두려움과 위협을 느낀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타났다.
의료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인공지능을 탑재한 기계의사 출현으로 의사들도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며, 당장 올해 인공지능 활용이 용이한 영상의학과 지원율이 추락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알파’닥터’, ‘인공지능 의사’는 언제,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까?
‘인공지능 의사’가 현실화 되려면 기술의 장벽, 법의 장벽, 사회적 인식의 장벽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기술적인 부분은 최근 심층신경망 등장과 눈부시게 발전한 연산장치와 저장장치로 인한 빅데이터 구축으로 상당부분 극복되었다.
그러나 의료분야는 다른 영역에 비하여 대규모 데이터의 확보와 학습이 어려운 특성이 있다. 보통 얼굴이나 사물을 인식하는 모델을 개발할 때는 수십만~수백만 단위의 데이터를 사용한다. 흉부 엑스레이 영상에서 소세포성 폐암 환자의 병변을 구분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려면 소세포성 폐암으로 확진된 환자의 유병시 촬영한 엑스레이 영상이 수십만, 수백만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각 병기를 구분할 수 있는 모델을 원한다면 각 병기별로 대량의 영상을 학습해야 한다. 개와 고양이 사진 수백만장을 분류하는 것은 일반인이 시간을 들이면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는데 비하여, 소세포성폐암 환자의 흉부 엑스레이 사진은 수백만장은 커녕 수십만장을 확보하기도 힘들 뿐 아니라 전문가인 의사의 도움 없이는 분류하기도 쉽지 않다.
법적인 부분은 ‘인공지능 의사’의 의료 과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인공지능 의사’가 독자적인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인지, 허용한다면 의료과실의 책임은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한 개발자나 회사가 지면 되는 것인지, 허용하지 않는다면 ‘인공지능 의사’에 진료를 의뢰한 인간 의사가 모든 책임을 질 것인지와 같은 문제들이 제기될 것이다.
사회적인 인식 부분은 과연 환자들이 ‘기계 의사’를 ‘인간 의사’만큼 신뢰할 것인가 여부다. 어쩌면 기술적인 장벽과 법적인 장벽보다도 사회적 인식의 장벽이 훨씬 극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인간보다 기계에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경향이 있다. 즉, 인간은 실수를 할 수 있지만 기계는 실수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공지능 의사’가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면 ‘인간 의사’보다 적은 실수를 하더라도 배척당할 가능성이 높다.
위와 같은 이유들 때문에 실제 ‘인공지능 의사’ 모습은 막연히 생각하는 것처럼 ‘인간 의사’를 완전히 대체하는 형태가 아닌 부분적으로 돕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인공지능 의사’는 방대한 양의 의학 논문이나 임상 데이터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하여 보여주고, 의료영상에서 육안으로 볼 수 없었던 병변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공지능 의사’를 잘 활용한다면 ‘인간 의사’의 능력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게 향상되고 확장될 것이다.
지난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이 시사하는 바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인간에 대한 인공지능의 승리가 아니라 비범한 ‘인간’에 대한 인공지능을 활용할 줄 아는 평범한 ‘인간’의 승리라는 관점에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