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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환자가 수술 후 진통제가 듣지 않을 정도로 심한 통증을 호소해 '구획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는데도 이를 방치한 병원장에게 수 억원의 배상 책임이 주어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부장판사 정은영)은 환자 A씨가 S병원 운영자인 마취과 전문의 B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해 “2억7953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환자 A씨는 추석 당일 새벽 무렵 집에서 현관 유리가 깨지면서 발생한 사고로 오른쪽 팔을 다쳐 S병원에서 봉합술을 받았다. 환자가 수술 부위에 중증도의 통증을 호소하자 의사 B씨는 진통제 주사를 처방했다.
하지만 다음날 통증은 더 심해졌고 팔을 움직이는 것은 물론 감각도 없는 상태가 됐다. 수술 부위 종창 또는 부음 증상도 보였다.
하지만 B씨는 진통약물 주사 처방 외에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다음날 환자의 통증은 경미한 상태로 호전되기는 했으나 감각은 여전히 없었다.
환자는 다른 병원에 옮겨서야 볼크만 허혈성 구측증에 의한 우측 상지 구축이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볼크만 허혈성 구축증은 구획증후군 발생 후 만성적인 경과를 거치면서 괴사된 조직이 섬유 조직으로 대체되면서 발생한다.
구획증후근 증상 중 동통이 가장 빨리 나타나고 중요하다. 근육 괴사 때문에 통증이 심해 참기 힘들고 진통제로도 진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환자는 옮긴 병원에서 재건술을 받았지만 영구 장애가 됐다. 이에 원장 B씨와 주치의인 C씨의 과실을 주장하며 3억4112만원의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
환자는 “B씨는 문합술에 과실이 있었고, 수술 부위에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무균 처치도 철저히 하지 않았다. 더욱이 그는 정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마취과 전문의”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획증후군 의심 증세를 호소했는데도 불구하고 진단과 치료를 게을리 했다”고 부연했다.
법원은 수술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수술 이후 나타난 구획증후군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은 과실은 인정했다.
재판부는 “B씨는 전완부 골절 시 구획증후근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하고 이를 판단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인 구획압 측정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적기에 치료가 이뤄지지 않은 결과 환자가 장애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술은 추석 당일 새벽에 응급한 상황에서 이뤄졌고 수술상 과실을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 마취과 전문의가 집도했다는 것만으로 과실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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