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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치료의 새 패러다임으로 등장한 ‘유지요법’이 국내 소아환자뿐만 아니라 청소년 및 성인 환자에서도 효과와 이익이 분명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유지요법을 지속적으로 시행하면 혈우병 환자들의 출혈 예방 효과로 삶의 질 개선은 물론, 치료제로 인한 비용까지 장기적 실익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화이자제약은 지난 4월 23~24일 양일간 서울에서 2016 Asia Hemophilia Expert Meeting (AHEM 2016)을 열고, 아시아 각국의 혈우병 전문가들이 모여 혁신적인 유전자조합제제 치료 요법을 통한 혈우병 치료에 대한 최신 지견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AHEM 2016을 위해 방한한 영국 혈우병센터의사협회(UKHCDO) 회장이자 영국 노팅엄 대학병원 퀸즈메디컬센터 혈액학 컨설턴트인 게리 돌란(Gerry Dolan)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혈우병 환자의 출혈 관리에서 유지요법은 조기에 시행하고 성인 환자에서도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은 소아는 물론 성인에서도 유지요법 시행"
현재 영국에서는 이미 약 90%의 혈우병 환자가 유지요법을 시행 중이며, 소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투여를 권하고 있는 상황. 국내는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보험이 인정돼 인식은 높아졌지만 성인기 유지요법 시행은 비급여로 아직 저조하다.
돌란 교수는 “아시아의 유지요법 채택이 유럽보다 다소 느리다고 판단되지만, 한국에서 유지요법 환자들이 많아졌다는 게 가장 큰 발전이다”라며 “영국에서 유지요법 시행율이 높은 이유는 의료진과 환자 모두 효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영국에서도 초기 유지요법은 소아 환자들의 관절 출혈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시작했다. 이후 그 결과가 좋게 나타나면서 보충요법(On-demand)을 받고 있는 성인들에게 유지요법이 확대됐다.
"혈우병 환자들 유지요법 통해 정상적인 삶 영위하고 비용 효과도 커"
돌란 교수는 "유지요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분명하다. 혈우병 환자들은 학교나 직장에서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또한 출혈 시에는 유지요법으로 미리 관리해 치료제를 덜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유전자재조합제제 등장이다. 영국은 국가보건체제(NHS) 아래에서 혈우병 치료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혈장유래제제가 아닌 유전자재조합제제를 택했다. 현재는 국가 지정 혈우병A치료제로 화이자 ‘진타 솔로퓨즈’를 사용 중이다.
진타 솔로퓨즈의 경우 사전충전형 주사기(프리필드 시린지)로 구성돼 약물과 주사용제를 별도로 용해할 필요없이 바로 투여가 가능한 제품이다. 혈우병 환자에서 발생하는 출혈 위험성은 늘 존재하기 때문에 제때 투여하는 유지요법에 적합하다는 장점이 있다.
돌란 교수는 “유지요법은 당뇨 환자의 인슐린 투여와 같이 아파서 주사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당뇨가 악화되는 걸 막는 원리와 같다”라며 “요즘에는 휴대성을 높이거나 집이나 학교에 보관할 수 있는 올인원 디바이스 제제가 있다”고 말했다.
"환자 치료순응도 성인기까지 지속하는 것이 중요"
그러나 국내 혈우병 환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유지요법 시행에 쉽게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혈우재단 설문조사 결과에서 혈우병 환자의 연령에 따른 유지요법 현황은 10세 이하 45~54%, 11~15세 35%, 16~20세 31%, 21~25세 26%로 나타났다.
돌란 교수는 “보통 청소년기 전까지는 유지요법을 잘해왔기 때문에 별다른 출혈을 경험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성인이 된 이후 ‘나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면 그동안의 노력이 모두 허사가 되는 것”이라며 “영국은 치료 순응도가 지속될 수 있도록 환자 교육에 많이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치료 순응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환자에게 각 인자의 역할, 전달 경로를 인식시키고, 매 주 단위로 환자의 인자레벨 변화를 대면 진료에서 설명한다는 점을 소개했다. 또 합병증 관리를 위해 적어도 1년에 한 번 초음파를 통해 환자의 관절질환 상태를 면밀하게 추적 감시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돌란 교수는 “일반인이 무릎을 다쳐서 관절 내 출혈이 있다면 고여 있는 혈액을 제거하면 되겠지만 혈우병 환자들은 그렇지 않다”라며 “처음은 작은 출혈에서 시작하지만 방치하면 결국 인공관절 치환술까지 고려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혈우병성 관절증은 조기에 유지요법을 시행해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예전과 달리 이제는 일반인과 혈우병 환자들을 크게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유지요법을 통한 삶의 변화가 가능해졌다”면서 “한국이 유지요법 도입에 있어 선도적인 위치에 있게 된 만큼 한국의 의료진들에게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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