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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레지던트, 군의관, 펠로우 등을 마치면 거의 40세에 가까운 나이가 된다. 긴 수련과정에 비해 길지 않은 의료활동을 하고 끝나게 되는 식이다.”
현행 수련기간은 대통령령에 따라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 의학도가 전문의가 될 때가지 걸리는 시간은 11년~16년이다.
남자의 경우 대개 의과대학 6년 후 인턴 1년, 전문의 과정인 레지던트 4년, 군대(군의관) 3년 총 14년이다. 의학전문대학원의 경우, 학부 4년에 의전원 4년,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 군대 2~3년으로 총 16년이 걸린다.
9일 대한의학회에 따르면 의학회는 최근 ‘바람직한 전문의 제도개선 방안’마련을 위해 회원 학회를 대상으로 진행한 전공의 적정 수련기간 설문조사 결과를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
전공의 수급에 비상불이 켜진 내과, 외과학회에서 현행 4+1체제의 전공의 수련기간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잇따라 피력해왔기 때문이다.
대한의학회는 △전공의 수련기간 단축 △역량 중심의 전공의 교육 개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앞서 대한의학회 박중신 수련이사는 “현재 전공의 수련과정이 이상적인 모습이 아니라는 것에는 모두가 공감할 것”이라면서 “수련기간을 3년으로 단축해 수련을 마치면 일반내과 전문의(General Internist)를 따게 하고 이를 가능케 하는 전공의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의학회가 추진하는 이러한 ‘수련기간 개정’ 논의를 두고 개원의들 시각은 다르다.
수련기간 감축이 전공의 지원율 향상 효과로 이어지기보다는 오히려 세부전문의를 양산해 ‘과열 경쟁’을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전공의들이 내과 등 일부과를 기피하는 이유는 전문의 자격 취득 이후에 대한 우려, 즉 개원가의 불안한 현실 탓이라는 지적인 것이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소속 한 관계자는 "내과 전공의가 줄어드는 이유는 수련기간의 문제라기보다는 이후 갈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검진센터나 요양병원 등에서 내과 전문의를 찾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개원을 해도 기존 내과의원들이 이미 환자들을 선점하고 있는데다 ‘저수가’라는 구조적 문제까지 맞물려 ‘생존 경쟁’을 해야 하는 팍팍한 현실이 내과 인기 감소의 주요 배경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수련기간을 '3+2' 체제로 바꿀 경우 세부 전문의를 더욱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처럼 전문의, 세부전문의가 많은 곳도 없다. 지나친 전문화와 세분화는 전인적 치료가 어려워지는 문제도 있다”며 “오히려 전공의 정원을 줄이는 것이 근본 해법”이라고 피력했다.
수련기간을 둘러싼 논의는 해외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재 평균 14년이 소요되는 학부와 의대, 전공의와 세부 전문 분과 펠로우 과정을 10년으로 단축해야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의료윤리학자 에마누엘과 보건경제학자 훅스(V. Fuchs)는 2012년 3월 JAMA에서 ‘의대생 입장에서 부채도 문제지만 의사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자’는 이유로 수련기간 단축을 제언했다.
내외과계 수련기간 동안 불필요하거나 중복되는 교육내용은 정리하고, 수련에 필수적인 부분에 주력하자는 주장이다.
일본의 경우, 1968년 인턴수련제도를 폐지했다가 일차진료 역량을 지닌 의사(primary care physician) 양성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지난 2004년부터 2년 과정의 졸업 후 임상연수제도를 활성화시켰다.
"한국 현실 맞는 수련기간 개정 힘들어" 부정적 전망 제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수련기간 개정에 대한 대학과 개원가, 전공과목 별로 시각이 다르다는 점에서 합의점을 모색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천 소재 수련병원 내과 레지던트 K씨는 “전공의들마다 각자 설계해 둔 미래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수련기간 단축에 대한 여론도 다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보통 전공의들이 내과를 택했을 때는 세부전문의 과정까지의 계획을 갖고 있다. 현행 수련기간 4+1체제와 현재 논의되는 3+2 체제 모두 큰 틀에서 기간이 동일하다는 측면에서 과연 전공의 수급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서울 소재 A대학병원 내과계열 B 교수는 “수련기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처음에는 참관, 보조 등 간접적 교육이 주를 이루다 정작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체험형 임상교육은 끝 무렵 이뤄지는 식”이라면서 “긴 수련기간에 비해 질적 농도는 낮다는 불만이 생길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서울 K대학병원 A 교수는 “수련을 거쳐 세부전문의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길다고 볼 수 있고 수련기간을 줄일 수는 있겠다. 다만, 이것이 전공의 수급과 어떠한 연관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그는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있다. 수련병원들이 전공의를 선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유가 ‘값싼 노동력을 구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시각에서 출발하는 것인지, 아니면 전공의들을 잘 가르쳐 유능한 전문의로 양성, 배출하기 위한 것인지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수련병원의 인식 개선, 유능한 의사를 양성하기 위한 수련체계 정비, 전공의 수련 교육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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