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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 하고, 우리가 바로 그 누군가입니다.”
故 이종욱 박사가 남긴 이 어록에는 건강한 인류를 향한 그의 의지와 집념이 농축돼 있다. 실제 그는 생전 지구촌 보건 문제 해결에 혼신을 다하며 ‘이 시대의 슈바이처’로 추앙받았다.
대학 재학 시절 내내 경기 안양 나자로마을에서 한센병 환자를 진료하던 그는 가톨릭 신자로 봉사활동을 온 동갑내기 일본인 가부라키 레이코 여사를 만나 결혼한다.
1981년엔 레이코 여사와 함께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인 미국령 사모아로 건너가 한센병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봉사활동을 한다.
당시 사모아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의료의 혜택을 전혀 누릴 수 없었기 때문에 사모안들은 그를 '아시아의 슈바이처'라 불렀다.
그는 이후 1983년 미국 하와이로 건너가 WHO와 인연을 맺고 평생을 의료 봉사활동에 헌신한다. 이 총장은 WHO에서 남태평양 한센병퇴치팀장, 서태평양지역사무처 질병예방관리국장, 백신면역국장, 결핵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백신국장 재직 당시 소아마비 유병률을 1만명당 1명 이하로 떨어뜨리는 성과를 거두면서 '백신의 황제'라는 별명을 얻기도 한다.
사무총장이 된 후 1년에 30만km를 넘게 이동하며 지구촌 구석구석 가난하고 병든 이들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공중보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썼다.
그는 300만명의 에이즈 환자들에게 치료제를 공급하자는 '3 by 5' 캠페인을 전개하고, 신종 인플루엔자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국제보건규칙을 30년 만에 개정했다.
그렇게 일에만 몰두했던 그는 2006년 5월 22일 세계보건총회 하루 전날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
그로부터 10년. 그가 종횡무진 활동하던 세계보건기구(WHO) UN 유럽본부에는 고인을 그리는 추모의 물결이 일었다.
지난 24일 오후 12시 30분. 제6대 WHO 사무총장인 故 이종욱 박사 서거 10주기 추도식이 진행됐다. 추도행사에는 마가렛 찬 사무총장, 부인 가부라키 레이코 여사를 비롯해 고인과 함께 일했던 WHO 전․현직 인사 등이 참석했다.
이종욱 前 사무총장은 한국인 최초로 국제기구 수장이 된 인물로, WHO 서태평양지역사무처 질병관리국장, 백신면역국장을 거쳐 WHO에 몸을 담은 지 20년 만인 2003년 WHO 제6대 사무총장으로 취임했다.
소아마비 발생률을 세계 인구 1만 명 당 1명으로 낮추고, AIDS 환자 300만 명에게 2005년까지 항AIDS 바이러스를 공급하는 3by5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감염성 질병 퇴치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가 밤새워 준비했던 2006년 세계보건총회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한 보편적 접근법이 다뤄질 예정이었으나 세계보건총회를 하루 앞두고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떠난 후 세계 보건의료 소외 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보건의료전문 개발협력 기관인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이 설립됐다.
평소 개발도상국 차세대 보건의료지도자 양성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던 고인의 유지를 이어 받아 이종욱 펠로우십, 이종욱 글로벌 영프런티어, 이종욱 공공보건기념상 등도 진행됐다.
특히 2007년부터 시작된 이종욱 펠로우십 프로그램은 개발도상국의 젊은 보건의료전문가를 국내로 초청해 연수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현재까지 28개국 613명이 연수를 수료했다.
한편 추도식이 진행되는 이번 총회기간 중 제8회 WHO 이종욱 공공보건기념상 시상식도 진행된다.
제8회 수상자로 선정된 메스다기니아(Dr. Alireza Mesdaghinia) 테헤란 의대 공중보건학 교수는 이란 공중 보건과 지중해 동부 지역 공중 보건 인력 양성을 위해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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