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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남역에서 ‘묻지마’ 살인 사건이 발생, 조현병이 사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비극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최근 통과된 정신보건법 개정안에도 현실이 반영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한용 이사장은 지난 5월 24일 강남역 살인 사건과 관련,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이 커지면 환자와 가족은 낙인으로 인해 질환을 인정하기 더 어려워 질 수 있다"며 우려감을 표하고 나섰다.
편견을 조장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은 물론 편견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이 골자다.
정 이사장은 “조현병 환자들의 범죄율은 일반인보다 낮은 편이며, 적절한 급성기 치료 및 유지 치료를 통해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급성기 치료에 있어 자발적인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사회적, 국가적 테두리 안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하지만 현실은 동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에 통과된 정신보건법 개정안은 여러 시각차가 존재하고 있다.
"정신질환자 등에 의한 비극적 사건 보도시 가인드라인 필요"
그 동안 신경정신의학회는 재난이나 자살 관련 보도 가이드라인과 같이 비극적인 사건들을 보도할 시 파급 효과 등을 고려한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절실히 피력해 왔다.
정 이사장은 “가해자의 정신 감정 등 충분한 조사 과정 없이 여성 혐오나 조현병을 사건 원인으로 성급히 지목한 기사들이 올라오며, 온 사회가 더 큰 충격을 받고 분노하게 됐다”고 불편한 심경을 나타냈다.
가해자의 조현병 진단과 치료 병력이 집중적으로 보도되며 이러한 분노와 혐오가 모든 조현병 환자들에게로 향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보도 내용에 따르면 가해자는 조현병으로 수 차례 입원치료를 받았었고, 최근 본인 의사에 의해 치료를 중단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 이사장은 “심리분석 결과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가해자의 충분한 정신 감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건의 원인을 조현병의 증상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조현병과 범죄의 일반적인 관계를 보면, 조현병 환자들이 망상, 환청에 따라 이해하기 어려운 동기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지만, 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은 일반 인구보다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이사장은 특히 “살인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은 매우 드물며 일부에서 본인이나 타인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행동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이는 적절한 약물치료를 통해 조절될 수 있다”고 분명히 했다.
그러나 많은 환자들이 급성 악화기에 본인이 병에 걸렸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치료를 거부하게 되면 상황
은 심각해진다.
"정신질환 편견 깊어지면서 환자·가족 더 힘들어질 수 있어"
가족이나 국가 기관 등에 의한 동의 입원, 즉 강제입원을 통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투약을 원치 않는 성인을 가족이 억지로 투약하거나 행동을 제한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현행에 따르면 강제 입원 이후 증상이 안정된 후에는 자의에 의해 입원 연장을 결정하며 6개월마다 국가에서 정한 심판위원회에서 입원 적합성을 판단토록 하고 있다.
그 가운데 지난 19일 정신보건법 전부개정법률안이 19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정신질환자의 강제 입원 절차가 강화됐다.
증상과 병실 부족으로 인한 치료 거부시 본인 의사에 반하는 입원이나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
하지만 정 이사장은 “증상으로 인해 나타난 비극적 결과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라며 "개인과 그 가족의 문제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울러 “약자에 대한 폭력으로 인해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에서 기인하는 편견과 낙인은 또 다른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격과 혐오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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