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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다나의원사태 초래 위험···집단 C형간염 경보
26일 열린 대한의료관련감염학회 학술대회서 'HCV' 화두
[ 2016년 05월 27일 06시 22분 ]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로 대한민국이 시련을 겪은 지 어느덧 1년이다. 메르스 사태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C형간염바이러스(HCV) 집단감염’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해 연말, 큰 파장을 일으킨 다나의원과 한양정형외과 사태다. 
 

"주사기 재사용 같은 사례 아닌데도 C형간염 집단감염 발생"

해당 사건은 의료인 개인의 윤리성 문제로 비춰지기도 했다. 하지만 의료기관 내에서 주사기 재사용과 같은 극단적인 위험행위가 아닌데도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어, 의료계 전체적으로 C형간염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서울아산병원 대강당에서 개최된 제21차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학술대회에서도 C형 간염 바이러스(이하 HCV)는 주요화두 중 하나였다.

 

HCV에 대한 진단도, 치료도 잘 안되고 있는 문제가 거론됐다.
 

이날 순천향대 감염내과 전민혁 교수[사진]는 ‘안전하지 못한 주사기가 매개하는 의료기관의 플라비바이러스 HCV’라는 주제로 한 특강에서 이같이 밝혔다.


C형간염 바이러스(HCV)는 바이러스에 노출된 환자의 약 80%가 만성 질환으로 발전하는 바이러스로서 전세계 인구의 약 3%(약1.5~2억명)가 이 질병에 걸려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매년 약 300~400만명이 새롭게 질병에 걸리고 약 50만명이 HCV관련 질병인 간암 등으로 사망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의 HCV 항체 유병률은 낮은 편에 속한다. 세계적인 HCV 항체 유병률은 평균 1.6%인데 우리나라는 0.8%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그 탓에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진단 및 치료 시행율이 저조한 실정이다.


실제 2009년 국내 29개 검진센터에서 20세 이상 성인 검진자 29만1314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HCV 항체 양성자 1718명 가운데 RNA 검사를 시행 받은 사람은 478명, 즉 28%에 불과했다. 그 중 268명(56%)이 HCV RNA 양성소견을 보였음에도 148명만이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 교수는 “미국에서도 저조한 진단과 치료에 따른 추가 감염 발생 등의 문제가 대두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건강검진 상에서 C형간염 항체를 검사하기 때문에 상당수 발견되는데도 불구하고 RNA 진단검사도 잘 안되고 치료도 잘 안 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다나의원의 경우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인해 97명이 C형간염에 감염, RNA 검사결과 이 중 63명이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도 원주 한양정형외과의원은 지난 2006년 이후 주사나 시술을 받은 환자는 1만5443명인데 대상자의 10%인 1545명만 검사가 이뤄져 이 중 217명이 과거 C형간염에 걸렸거나, 현재 감염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 중 95명이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집단감염이 주사기 재사용과 같은 ‘고위험행위’ 혹은 ‘윤리적 문제’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국내 의료진들에게도 선진병원으로 알려진 싱가포르 소재 대형병원[사진]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2015년 1100~1200병상 규모의 싱가포르제너럴병원(SGH)에서 환자 25명이 HPV에 잇따라 감염, 그 중 8명이 사망에 이르렀다.
 

전 교수는 “이 병원은 감염의사만 14명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의 어떤 병원보다도 월등히 좋은 기관인데도 감염 문제가 터졌다. 더구나 1인실에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 당시 투석에 원인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으나 투석도 문제가 아니였다. 하나로 여러 사람한테 약을 투여하는 ‘멀티도우즈바이얼’ 문제인가 했으나 이도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당을 재는 기계 상의 문제도 아니였다. 그런데 병동을 살펴보면 노트북을 싣고 다니는 카트에 피가 묻어 있거나, 방에도 혈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사 보고에 따르면, 발병환자 중 20명은 신장 이식수술을 받은 취약한 상태였고, 대부분 환자들이 새 병동으로 옮기면서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병동으로 이사 가면서 직원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덜 된 상태였으며 환경관리에 소홀했던 문제들도 드러났다.


전 교수는 “총체적으로 문제가 됐다는 내용의 보고였다. 또 한편으로는 HCV가 환경에 얼마동안 살아있으면서 전염시킬 수 있는지를 주목하게 하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주사바늘은 바꿨으나 주사기를 바꾸지 않아 결국 오염된 프로포폴을 환자에게 주입하면서 집단감염을 일으킨 사건도 있었다"며 "감염바이러스 균이 주사기에서 최대 63일, 물에서도 3주 이상 살아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고 했다.
 

전민혁 교수는 “감염 관리에 대한 철저한 인식과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직원 한명의 실수 환경관리에 대한 한순간의 방심이 문제를 바이러스 전파를 일으킨다. 이와 함께 고위험군에 대해서만 검사해서는 해결이 안되는 것 같다. 또 적절한 치료제로 환자를 제때 치료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지윤기자 jjy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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