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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은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굳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받아들기기 황당한 명제이지만 적어도 당국의 심사기준에서는 통용되는 사실이다.
최근 병원계에 혈액투석 환자 진료비 삭감 파문이 일고 있다. 앞서 언급한 황당한 명제가 삭감 이유다. 통보를 받은 병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확인되며 사태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29일 병원계에 따르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만성신부전 환자의 혈액투석 당일 백혈병 치료제를 처방했다는 이유로 해당 병원들에 환수 예정 사실을 통보했다.
심평원이 제시한 근거는 ‘혈액투석을 받는 당일에 내과 계열 다른 전문분야 담당의에게 진료 받는 경우 별도 진료비 청구가 불가하다’는 의료급여 행정해석이다.
혈액투석이 정액수가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불필요한 추가 진료로 인한 의료급여 재정 누수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는 지난 2002년 해석으로, 건강보험 고시에는 이미 만성신부전 환자들의 진료권 보장을 위해 혈액투석 당일 다른 질환에 대한 진료를 모두 인정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만성신부전 환자들에게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상병에 대한 시각이다. 해당 의료급여 고시에는 해당 상병의 예로 고혈압, 당뇨, 빈혈 등을 적시하고 있다.
그러나 심평원이 백혈병을 통상적 상병으로 간주하면서 병원들의 집단 삭감 사태가 발생했다. 논리대로라면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들에게 백혈병이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라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만성신부전 환자 중 백혈병을 함께 앓고 있는 경우 혈액투석과 백혈병 치료제 처방을 각각 다른 날짜에 받아야 한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논리다. 의료급여 고시 자체도 구시대적이지만 질환 범주에 대한 심평원의 접근방식도 비상식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박근혜 정부는 규제 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일선 공공기관들의 규제를 위한 규제는 여전하다”며 “비현실적 행정에 환자와 병원의 피해만 늘어가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해 심평원은 기준과 절차에 따른 처분인 만큼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심사결정에 이의가 있다면 별도 절차를 통해 정밀검토를 받을 수 있다”며 “혈액투석의 통상적 상병 범주도 정밀심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