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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의사 명의를 빌려 한방병원을 개설했다면 이중개설금지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어도 요양급여비 환수처분이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의료법 제33조 제8항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는 내용과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다’는 의료법 제4조 제2항에 대한 법리적 해석 차이가 소송으로 이어졌지만 결국 병원의 패배로 끝났다.
최근 서울고등법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A한방병원을 상대로 진행한 6억3394만원의 요양급여비 환수처분이 정당하다고 1심과 동일한 판단을 내렸다.
A한방병원은 의료법 제4조 제2항이 시행된 2012년 8월 이전 병원을 개설한 것이므로 소급적용이 불가능하고 이중개설금지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근거로 건보공단의 환수처분은 부당하다는 소(訴)를 제기했던 것이다.
2심 재판에서 A한방병원측 변호인은 “의료법 제4조 제2항은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의 면허로 의료기관을 여러 장소에서 개설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설령 면허를 대여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병원만을 개설·운영했으므로 의료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의료인으로부터 명의를 빌려 1개 의료기관을 개설한 경우까지 금지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명확성의 원칙이나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 의료인의 직업수행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재판부는 “원고들은 의료법 제4조 제2항이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의 면허로 의료기관을 여러 장소에서 개설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의료법 제33조 제8항에 복수 개설을 금지하고 있다”고 판결했다.
특히 “고령이나 신용상태가 나쁜 의료인으로부터 명의를 빌려 개설한 후, 영리 목적으로 운영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 명의로 1개의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도 금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의료법 제4조 제2항의 시행 이전에 이미 개설됐다고 해도 부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해 적법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중개설금지 합헌 무게 쏠리나
이 같은 재판부에 판결에 건보공단은 현재 진행 중인 이중개설금지 규정 관련 헌법소송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보공단 김준래 변호사(법무지원실 선임위원)은 “이중개설금지 규정에 위반되지 않았더라도 다른 의료인의 면허를 통한 의료기관 개설은 의료법 위반이라고 재판부가 판결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법 제4조 제2항은 위반 시 형사처벌 규정이 없음에도 건보공단의 요양급여비 환수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의료법상 적법하게 개설된 의료기관이 아니라면, 건강보험법상 적법하게 비용을 청구해 지급받을 수 있는 요양기관이 아니다’라는 대법원 판결들의 내용과 일관되는 판결”이라고 언급했다.
결론적으로 재판부가 건보공단 처분의 적법성을 인정한 것으로 의료법 제33조 제8항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이중개설금지 헌법소송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석이다. 공단이 주장하는 합법의 의미가 재확인됐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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