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역외상센터 17곳 대부분이 적정 수준의 외상전문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보다 현실적인 수가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외상학회 한호성 회장[사진]은 10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권역외상센터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재 권역외상센터 1개소 당 외상외과 세부전문의는 23명 정도가 필요하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국내 외상외과 전문의가 391명이 돼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배출된 외상외과 세부전문의는 228명으로, 필요한 인력기준의 절반을 조금 넘는 정도다. 23명의 외상전문의를 충족하는 센터도 수도권에 몇 군데 뿐이다.
한호성 회장은 “외상센터들이 외상학회 기금으로 연명하고 있다. 지원이 끊기면 전부 문을 닫아야 한다. 업무 강도 문제는 어떻게 해볼 수 있더라도 수가가 낮다는 게 인력난의 가장 큰 이유”라고 피력했다.
이어 “최근 외상치료 수가가 1.5배 정도 올랐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정상화를 위해서는 더 올려야 한다. 정부와 협조해 수가 인상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대한외상학회 서길준 자문위원(서울대병원)은 “현재는 외상치료를 해도 적자를 볼 수 밖에 없다”며 “결국은 행위별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 정부도 공감하고 있는 만큼 연구용역 등 속도를 더 내야 한다”고 말했다.
수가 인상이 어렵다면 다른 방식의 지원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외상을 유발하는 항목에 대한 세금 일부를 외상치료에 쓸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이다.
서길준 교수는 “수가 인상이 여의치 않다면 다른 재원을 외상치료에 지원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자동차세, 주류세 중 일부를 외상치료에 지원하는 것이다. 미국도 자동차세 일부를 외상환자 치료에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외상센터들이 제도적 장벽에 막혀 전문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외상센터 전문의는 외상환자만 볼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외상환자 수가 많지 않아 그만큼 유휴인력으로 남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세부전문의 교육에 있어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호성 회장은 “하루종일 기다려도 환자가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외상전문의 교육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외상환자가 아니더라도 전문의들이 수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