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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했다. 일선 병원들의 우려를 짊어진 무게감 탓인지 어투에 잔뜩 힘이 실렸다. 때로는 감정이 세차게 일어나 들날리기도 했고, 때로는 읍소에 가까운 어조로 딱한 사정을 간곡히 호소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중용을 지키려는 모습에 단체장의 위엄이 묻어났다. 1시간 여 진행된 신임 회장 첫 기자회견은 그렇게 전공의로 시작해 전공의로 끝났다. 병원계 최대 현안인 전공의특별법 시행을 앞둔 시점인 만큼 언론의 시선은 이해당사자 단체 수장인 대한병원협회 신임 회장의 입에 고정돼 있었다. 취임 소회와 회무 추진 방향은 자연스레 뒷전으로 밀렸다.
“누가 병협에 돌팔매를 던지나”
멋드러진 취임 일성(一聲) 대신 신임 회장이 던진 첫 마디는 ‘억울함’이었다. 전공의 수련환경 문제와 관련해 그동안 대한병원협회에 쏟아진 비난과 질책에 대한 나름의 반감이었다.
홍정용 회장은 “병원협회가 전공의들에게 크게 잘못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어 억울하다”며 “병협은 결코 전공의들을 힘들게 만든 주범이 아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수련병원과 전공의, 교수와 전공의 간 발생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병협이 그러한 상황을 주도하는 것처럼 인식되는 분위기가 여간 불편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는 “병협은 그동안 각 학회와 전문위원들의 전공의 신임평가 과정에 조력자 역할을 묵묵히 수행했음에도 불필요한 오해로 야단을 맞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는 2018년 12월 시행 예정인 전공의특별법과 관련해서는 다소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전공의들의 근로자적 측면이 지나치게 부각돼 있다는 지적이었다.
실제 전공의특별법에는 주 80시간 근무와 휴일·연차·유급휴가 등의 근로기준법 준용 등이 담겨있다.
하지만 홍정용 회장은 전공의들의 피교육자 신분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했다. 병원은 전공의들의 근무처이자 교육장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그는 “전공의들은 근로자이면서 피교육자”라며 “근로자의 권리를 보호받고자 한다면 그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기관에 의당 교육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선진국처럼 국가가 전공의 수련비용을 지불하는게 마땅하지만 우리나라 국민 정서상 쉽지 않은 일”이라며 “병원들도 나름의 고충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허드렛일, 앞으로도 기꺼이 봉사”
홍정용 회장은 병협을 향한 불편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전공의 신임업무는 지속해 나갈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전공의특별법 제정을 계기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신임업무 이관 주장에 쐐기를 박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병협은 전공의 신임업무를 좌지우지하는 기관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싶다”며 “실질적인 업무는 각 학회 교수들이 하고 협회는 심부름꾼 역할을 해온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시점에서 신임업무를 다른 기관에서 맡을 경우 비용과 시간에 대한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며 “비록 허드렛일이기는 하지만 앞으로도 흔쾌히 해 줄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홍 회장은 앞서 언급한 모든 논란을 차치하고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의 궁극적 목표인 ‘좋은 환경’, ‘좋은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이해당사자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련환경 개선 목표를 잊어서는 안된다"며 "자칫 목표를 상실한채 지엽적 논의만 반복될 수 있다.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보건복지부와 전공의특별법 시행에 따른 세부 방안과 대책을 논의 중에 있는 만큼 최상의 결과가 도출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다만 일선 병원들이 우려하고 있는 전공의특별법 시행에 따른 의료공백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요안을 찾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홍정용 회장은 “정부가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의료 공백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협회 차원에서 다각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