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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이미지와 강한 반대 목소리 때문에 관심이 있음에도 말을 못 꺼내는 의사들이 있다. 현장에 가니 병원 셔터 문을 닫고 이야기하자고 하더라. 이제는 좀 떳떳하게, 우리가 어떤 모형으로 나가야 할지 등 실질적인 논의를 해봤으면 한다.”
수년째 첨예한 갈등과 논쟁을 반복하고 있는 뜨거운 감자 ‘원격의료.’
22일 서울 중구 바른사회시민회의 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호소하듯 원격의료제도 추진 필요성을 역설했다.
대한의사협회 및 대한병원협회, 보건복지부, 시민단체, 언론인 등 각계 인사들이 모인 이번 자리에서도 이견은 여전했다.
토론 주제는 ‘원격의료제도의 바람직한 추진 방향’이라는 방법론에 관한 것이었지만 여전히 제도에 대한 찬성과 반대 대척점에서 논쟁이 이어졌다.
이날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김건훈 기획제도팀장은 “대면진료가 원칙이라는 데는 정부도 이견이 없다”면서 “IT기술의 발전에 따라 의료서비스 형태도 변화하기 마련이다. 원격의료가 나온 지 십여년이 됐지만 우리나라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대만을 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원격의료제도의 모형을 만들어가야 할 때’라는 주장이다.
원격의료 허용 시 동네의원이 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반론도 이어졌다.
김건훈 팀장은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는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진행되므로 동네의원이 몰락하거나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쏠릴 우려는 없다”며 “오히려 동네의원 중심의 만성질환 상시 관리체계가 구축돼 일차의료 활성화와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의료법 개정안에서도 고혈압, 당뇨 환자의 재진 및 모니터링 등 만성질환 관리를 중심으로, 사전에 주기적으로 대면진료를 해 환자를 잘 아는 동네의원에서 하는 경우에만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고 있고, 병원급 이상은 군대나 교도소 등 제한적 경우에만 허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대한의사협회 이용민 의료정책연구소장은 강한 반대 입장으로 맞섰다.
이용민 소장은 “의사-환자간 원격의료’가 아니라 기존 의료법 내에서 ‘의사-의료인 간 원격의료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표현으로 비판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이용민 소장은 “지금 성급하게 원격의료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일부 관련 기업의 배만 불리게 되고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국민들에게로 돌아가게 될 것이므로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의료인으로서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이 아닌 ‘환자’에 초점을 두고 추진방향을 찾는 데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가톨릭 의과대학 윤건호 내분비내과 교수는 “원격의료, 유헬스가 의학적으로 왜 첨예해야 하는가 라는 생각이 든다. 제일 중요한 것은 에코 시스템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추진하기 위한 여러 환경이 준비돼있느냐가 더 중요한 거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측면에서 원격진료 시행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교수는 “이미 많은 연구들을 통해 유헬스 적용이 만성질환에 대한 진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보고됐고 대형병원은 물론 개인의원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치료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만성질환의 합병증으로 인한 개인 및 국가 의료비 지출을 줄여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윤교수는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시범사업도 적극적으로 해봐야한다. 원격의료의 주체는 의료인이다. 의료인이 앞장서서 해야하는데 정책에 끌려가는 형국이 되니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의사라면 누구나 환자를 잘 치료하는 명의(名醫)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산다. 그걸 할 수 있는 여러 툴(tool)을 모아야 한다”며 “그런 기회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우봉식 대한재할병원협회장은 “재활의학과 특성상 장애인 환자를 많이 진료한다. 중증장애인의 경우 욕창 관리, 당뇨약 복용에서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한데 만약 비대면진료나 원격의료가 도입된다면 우리 분야에서는 중증장애인의 치료에서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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