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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4일 美 FDA는 먹었던 음식을 위에서 직접 빼내는 어스파이어 어시스트(aspire assist)라는 비만치료 장치를 승인했다. 위에 구멍을 내고(위루 설치) 식사 후 30분 뒤에 위 내용물을 흡인해대는 치료 방법이다.
당혹스럽기 짝이 없는 이 방법이 비만환자에게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판단은 비만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이미 시작됐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의료진 역시 변화를 인식하고 기존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는 다양한 관점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바로 국내 비만 수술 권위자로 불리는 순천향대서울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 김용진 센터장[사진]의 얘기다.
최근 기자들과 만난 김용진 센터장은 “비만치료는 신의료기술 승인 등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이는 비만치료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합리적 형태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즉, 비만치료 근간인 식이, 운동, 행동치료가 임상적으로 충분히 의미 있는 결과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각광을 받고 있는 약물요법 역시 단독으로는 큰 효과가 없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 처방이 가능한 벨빅, 콘트라브의 경우 위약 대조연구에서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연구가 나왔지만 대부분 56주 연구결과에 불과하다. 美 FDA 승인 기준이 52주 이상이기 때문에 제약사들은 장기 연구는 하지 않았다.
실제 영국에서 비만 약물치료 환자 남성 7만명, 여성 9만명을 대상으로 장기 추적한 결과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는 환자는 0.8%에 불과했다.
김 센터장은 “기존 치료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 전략이 실패한 것이며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의료진이 받아들이고 새로이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비만 수술의 권위자인 미국 브링엄 여성병원 스캇 시노바(scott shinova) 교수 역시 타임지 칼럼을 통해 “의료진의 인식 부족으로 99%의 비만 환자가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센터장은 “근본적으로 비만과 ‘요요’ 원인이 에너지 불균형(개인문제)이 주된 원인이 아니라 ‘대사적 적응’임을 이해해야 한다. 물리적으로 칼로리 제한을 해서 장기간 치료를 해야만 비만의 주된 원인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만도 질환 인식으로 내시경 및 수술치료 무게중심 이동
결국 비만치료의 실질적 패러다임은 식이, 운동, 행동, 약물요법에서 내시경 및 수술치료로 변화하고 있다는 설
명이다.
실제 위 조절 밴드술(adjustable gastric banding), 위 소매 모양 절제술(sleeve gastrectomy), 루와이 위우회술(Roux-en-Y gastric bypass) 등의 수술은 타 치료 대비 요요현상을 없애고 줄어든 체중을 유지하는데 효과적이다.
김 센터장은 “비만을 치료함에 있어 수술은 가장 좋은 방법이다, 여기에 신의료기술 도입을 통한 새로운 방법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 의료현장에 적용이 가능한 상태”라며 급변하는 비만치료의 흐름을 강조했다.
위 풍선(gastric balloon), 내시경을 이용한 위 축소(overstich), 십이지장 흡수 방해(Endobarrier) 등 다양한 방법이 미국, 유럽 등에서 공식적으로 승인을 받고 있는 것은 김 교수 주장을 입증하는 실례다.
김 센터장은 “지난 14일 어스파이어 어시스트가 미국 FDA를 어떻게 통과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비만치료는 과거에서 미래로 급변하는 단계임을 인식하고 의료진들은 물론 환자들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비만을 치료하는 의사들은 기존의 진료형태를 유지하는 것 보다 복합적 형태의 치료를 연구해야 한다. 예를 들면 위 풍선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등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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