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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설움받는 트랜스젠더 위해 미국 연수
이은실 순천향대서울병원 교수
[ 2016년 07월 04일 07시 15분 ]


웃음기 많던 그녀의 얼굴에 비장함이 감돌았다. 평소 본인을 의지해주며 따라줬던 환자들을 뒤로하고 유학길에 오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으로 떠나는 결정을 내린 것은 국내에서 성적 소수자에 대한 진료체계가 미흡하다는 현실에 직면했고 보다 개선된 방향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었다. 트랜스젠더들과 같이 호흡하고, 그들의 부모들과 고민을 공유하는 등 편안한 친구 역할을 해줬던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산부인과 이은실 교수[사진]의 얘기다.  


8월 미국 UCSF 연수, 트랜스젠더 선진시스템 경험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이은실 교수는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7월 중순까지 외래진료를 마무리 짓고 8월부터 미국에서 공부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교수는 “트랜스젠더 관련 공부를 하러 떠나야 한다는 고민을 지속적으로 했다. 사실 이번 연수는 직접 외국의 교수들을 일일이 찾아서 개인적으로 접촉을 시도한 결과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은 젠더 클리닉이 가장 활성화된 곳으로 알고 있기에 기대도 크다”고 밝혔다.

UCSF는 명문 의과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의학, 약학, 치의학, 간호학, 대학원 프로그램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US 뉴스&월드리포트'에서 선정하는 톱 10 이내에 계속 오르고 있다.
 

특히 연수과정 중 이 교수가 우선적으로 선택한 베니오프 소아병원(Benioff Children’s Capital)은 UCSF의 대표적인 병원이며, 소아청소년 트랜스젠더 클리닉이 마련된 상태다.


베니오프 소아병원에서 근무하는 스테판 로젠탈(Stephen Rosenthal) 교수가 이번 연수를 최종 허가했으며, 이 과정 속에서 순천향대 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동환 교수의 추천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트랜스젠더는 사춘기에 접어들면서부터 성불쾌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명확한 진료 및 대처방안을 배우기 위해 내용을 공부할 것이다. 이 과정이 마무리되면 실질적인 수술에 대해서 경험을 쌓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트랜스젠더 수술은 큰 틀에서 비슷한 맥락으로 흘러가지만, 어떤 재료들을 활용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새로운 기술 등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싶다. 아직 이 부분까지는 클리닉과 연계가 되지 않은 상태지만, 직접 가서 부딛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례가 존재하지 않는 분야로 생면부지(生面不知)의 미국에서 적응해야 할 부분과 지내야 할 모든 과정은 아직 불투명한 상태지만, 굳건한 의지가 있기 때문에 걱정 보다는 설레임으로 가득차 있다는 그다.


트랜스젠터 센터 건립 목표

국내 트랜스젠더는 약 25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의료법 상 트랜스젠더를 위한 모든 치료나 수술은 비급여 항목에 묶여있다. 바뀐 성(性)을 유지하기 위해 호르몬 요법 등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할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데 경제적 어려움 속에 음지에서 생활하는 이들이 많다.


비용 절감 차원에서 생식기 수술 등은 태국 등 동남아에서 주로 진행하고 돌아오는 케이스가 많은데, 이들은 사후관리 및 진료과정에서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사회적 편견 뿐만 아니라 의료현장에서도 차별받는 행위를 많이 경험하고 있어 점점 수면 아래에 숨게되는 것이 성 소수자들의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이은실 교수는 “비록 1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경험을 하고 돌아올 것이다. 이것이 밑바탕이 돼서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에 트랜스젠더 센터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성전환 수술, 유방 수술, 목소리 성형술 그리고 호르몬 치료와 정신과 상담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한 공간에서 이뤄지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미 급여화가 진행되는 등 트랜스젠더의 개념이 변화하고 있는데, 여전히 과거형인 국내 의료현실을 극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얼마전에 트랜스젠더 부모 모임에 참가해서 여러 이야기들을 들었다. 여전히 한계에 봉착한 의료 시스템과 이를 공유할 장소와 사람이 없다는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느꼈다. 센터가 만들어지면 이러한 고민이 일정부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고, 가 본 사람이 얼마 없기 때문에 주변 교수들의 우려가 있기도 했지만, 이제는 잘 다녀오라는 응원을 받고 있다. 누구보다 열심히 잘 공부하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겨우겨우 맘을 열어준 환자들과의 헤어짐은 무척이나 아쉽다. SNS를 활용해 주기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은 것이니 큰 걱정은 하지 말아달라”고 언급했다. 

박근빈기자 ra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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