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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의 저작권을 포함한 일체의 지적재산권은 주최사로 귀속됩니다.”
이 문구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진행 중인 대학생 공모전 유의사항 중 하나다. 이 말을 다시 풀면 공모전을 통해 취업이 절박한 청년들의 아이디어를 회사가 사실상 공짜로 가로채겠다는 의미다.
의료기기 산업 부문 공모전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하반기 공모전을 진행한 한 의료기기 법인은 ‘당선작 소유권은 (법인에) 귀속돼 활용될 수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
이처럼 기업들의 공모전 ‘갑질’이 여전한 가운데 서울대병원의 ‘착한’ 의료기기 아이디어 공모전이 눈길을 끌고 있다.
“수상작 지적재산권은 수상자 소유”
서울대병원은 지난달 15일부터 의료기기 개발 및 개선을 주제로 ‘제1회 의료기기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공모점이 눈에 띄는 점은 수상작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수상자가 소유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공모전에서 입상한 제품 및 기술 등에 대한 소유, 일체 권리 활용 관련 사항은 입상자와 합의 하에 결정된다’고 밝힌 상태다.
사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4년 발표한 ‘창작물 공모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공모전에 출품된 작품의 저작권은 저작자인 응모자에게 원시적으로 귀속된다’(저작권법 제10조)고 규정돼 있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응모작에 대한 일체의 권리를 주최측이 아닌 응모자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시정조치한 바 있다.
결국 서울대병원은 당연히 지켜야 할 규정을 준수했을 뿐인데 이를 어기는 기업이 많다보니 ‘의문의 1승’을 거둔 셈이다.
서울대병원 의료기기혁신센터 관계자는 “지적재산권을 주최측이 소유하는 것은 응모자들의 참여의지를 저하시킬 수 있다고 판단해 공모전 기획 초기부터 신중히 검토했다”며 “응모자들이 부담 없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특이점은 모든 아이디어에 대해 비밀유지협약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는 것이다.
유의사항을 보면 ‘제출된 아이디어는 비밀유지협약을 준수해 보호되며 평가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되거나 공개되지 않는다’고 표기돼 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응모자들은 아이디어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질 수 있다”며 “서울대학교병원은 응모자와 비밀유지협약을 맺고 이를 준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