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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학·병리·진단검사 '타격'···외과계 '발전'
전국 의대 교수 100명 대상 인공지능 의사 ‘알파닥’ 출현 설문조사
[ 2016년 07월 11일 06시 43분 ]

[기획 上]금년 3월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결을 펼친 구글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알파고’ 등장은 멀게만 느껴졌던 인공지능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절감하게 했다. 인공지능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우리가 사는 사회 곳곳에 전혀 상상치 못한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그 중 가장 핫한 이슈가 바로 의사 대신 알파닥이 질병을 치료할 것인지 여부다.

일례로 미국 IBM이 만든 ‘왓슨’은 머신러닝 기술로 암환자 등의 질병을 진단하고 나아가 유전 정보 분석에 활용되고 있다. 인공지능은 이처럼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 분야에서 그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의사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데일리메디는 인공지능 의사 ‘알파닥’이 ‘언제 출현할 것이며, 만약 출현한다면 어디까지 의사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지’ 등 미래의료 환경과 관련해서 전국 주요 의과대학 교수 100명을 대상으로 6월 1일~24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인간의 자리를 위협하는 인공지능 의사 ‘알파닥’을 바라보는 의사 100인의 소속은 다음과 같다.

설문 조사에는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분당서울대병원, 경희의료원, 서울성모병원, 건국대병원, 순천향서울병원, 순천향천안병원, 인하대병원, 한림대의료원, 가천대 길병원, 부산대병원, 경북대병원, 경상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원자력의학원 및 대한의료정보학회 회원 교수들이 참여했다.


설문조사 참여자는 내과계가 전체 100명 중 39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외과계 37명, 재활의학과 5명, 영상의학과 병리·진단검사가 각각 4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40대가 42명으로 최다였으며, 30대와 50대가 각각 27명, 60대가 3명, 20대가 1명을 차지했다. 이들은 알파닥의 출현이 가까운 미래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알파닥 출현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5년 후인 ‘2021년~2024년’이라는 응답이 전체 100건 중 32%로 가장 많았다. ‘이미 출현했다’는 답변도 29%나 됐다. 인공지능이 빠르게 다양한 분야와 결합하면서 의료 분야에서의 도입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판단이 우세한 것으로 해석된다.
 

알파닥 진료 일반화 “2020년 이후”최다

알파닥 출현 후 진료현장에서 일반화 되는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2020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 100건 중 44%로 제일 많았다. 

반면 ‘2040년 이후’라는 비율은 11%, ‘일반화되기 어렵다’는 대답은 13%로 일반화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도 확인됐다.

알파닥 일반화에 부정적 견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전체 100명을 대상으로 그 요인에 대해 설문했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 중 45%가 알파닥 일반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인공지능 로봇이 기술적으로 지니는 한계를 꼽았다.

‘환자들의 불신과 거부’가 있을 것이라는 답변도 30%로 나타나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대중의 신뢰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가 됨을 시사했다. 

이외 기타 답변에서 공통적으로 지적한 부분이 흥미로웠다.

전체 17건의 기타 의견 중 ‘의료진의 거부반응이 있을 것이다’, ‘의사들 불신과 반발이 있을 것이다’ 등 의료진들 불만이 제기된 의견이 50%가 넘는 9건을 차지했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정책 관련 기관의 제도적 정비 노력과 인공지능 관련 법적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답변도 4건으로 나타나 ‘알파닥’이 일반화되기 위해서는 제도 및 의료진 인식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기존 직업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의료 분야는 어떨까. 설문에 참여한 의사들은 ‘알파닥이 일반화되면 가장 타격받을 진료과’로 ‘영상의학’을 꼽았다. ‘영상의학’이라고 답한 비율이 전체 응답자의 44%를 차지했다.

모든 질병의 선별과 조기 발견, 진단과 경과 관찰, 치료 효과와 예후 판정을 위한 다양한 검사를 실시하는 병리·진단검사의학과는 37%로 그 뒤를 이었다.

환자와 직접적으로 대면하기보다는 이미지 분석 등의 기술을 활용한 진료과목이 알파닥 등장으로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결론으로 분석된다.

반면 알파닥 출현으로 ‘외과계’는 오히려 발전할 것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외과계’라고 답한 비율은 25%를 차지했다.

이는 인공지능 발전으로 의료분야 직업군이 사라질 수도 있지만 오히려 환자의 생명과 관련해 신중한 판단을 내리고 로봇을 활용, 수술 등을 할 수 있는 외과 분야는 더욱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에 기인한다. 
 
알파닥 통해 진단영역 발전 가속화···치료영역은 글쎄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의료계는 유전자 정보 및 임상자료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진단’ 범위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데일리메디가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도 비슷한 답변이 많았다. 미래 ‘알파닥의 활용 영역’을 묻는 문항에서 ‘영상자료와 검사자료 등 분석 후 질병 진단’이라는 답변이 전체 응답자의 46%를 차지했다. 의료 영상을 판독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 ‘의사가 알파닥을 트레이닝 시킬 경우 어느 수준까지 대체 가능할까’라는 물음 역시 ‘영상자료와 검사자료 등 분석 후 질병진단’ 영역이 될 것이라는 대답이 50%를 차지했다.

반면 ‘치료’ 영역에서는 알파닥의 활용도가 낮을 것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앞선 ‘알파닥의 활용 영역’ 문항에서도 ‘외과적 수술’이 7%, ‘재활치료’가 4%로 상대적으로 다른 문항에 비해 낮은 비중을 보였다.

치료의 경우 사람마다 체질, 개인의 특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해당 환자가 기대하는 진료 결과를 낼 때까지 추적검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하기 때문에 진단보다 어렵다는 것이다.

설문을 통해 도출된 내용도 환자들의 치료 기록, 예후 등 데이터의 양과 안전성 검증에 보다 많은 시간이 소비되는 치료 영역의 복잡성을 고려한 결과로 해석된다.
 

알파닥 개발 찬성···의사 입지·권위 변하지 않을 것

알파닥 등장으로 기존 의사들의 위치 변화가 일어날지 여부는 많은 사람들이 궁금증을 가지는 사항이다.

이번 조사에서 교수들은 “알파닥 개발에 찬성하지만 의사인력 대체는 불가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전체 답변 중 알파닥에 대해 ‘찬성하지만 의사인력 대체 불가’라는 응답이 3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알파닥 개발 찬성’ 32%, ‘반대하지만 시대 흐름이라 생각’이 23%로 알파닥 등장이 시대흐름 상 불가피하다는 공통적인 의견이 많았다.

반면 ‘알파닥 개발 반대’ 의견은 단 4%에 불과했다.
알파닥 출현 후 의사들의 입지와 권위를 묻는 답변에서도 ‘변함없다’라는 대답이 전체 응답자 중 37%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의사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아진다’라는 답변도 26%로 나타나 알파닥 등장이 의사 지위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설문에 참여한 한 의과대학 교수는 “알파닥이 출현한다면 의사가 수행하는 역할이 바뀔 수는 있으나 기본적으로 수술 및 시술과 같은 고유 업무는 당분간 크게 영향이 없을 것 이라”며 “기술 발달과 시대적, 사회적 문화의 변화를 주시하면서 스스로의 역량을 키워 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알파닥 출현, 의대생·전공의 임상실습 및 수련환경도 변화

급격히 빨라지는 인공지능 기술 발전 흐름에 맞춰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 환경도 변해야 하는 필요성이 절실하다. 특히 의료 분야와 인공지능의 결합이 가속화되면서 의대생과 전공의들 교육 여건도 개선돼야 한다.

‘알파닥 출현으로 인한 의학교육 현장 개선’과 관련한 물음에서 응답자들은 기존 지식 습득 위주의 교육 과정에서 정보 이용 위주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많이 개진했다.

설문 참여 교수는 “방대한 지식을 암기하고 장기간의 수련을 통해 술기를 익히는 전통적 의학교육 체계를 넘어 앞으로는 기계와 인공지능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고도의 종합적, 분석적 사고와 판단력이 필요한 부분으로 교육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기술적인 교육 이외에 인간 감성과 윤리의식을 강조한 인성 교육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의료 윤리가 더 중시되는 사회에 걸맞게 높은 윤리의식 및 시민의식을 함양한 의사를 키우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또 환자와 공감하는 능력, 환자를 깊이 배려하는 의료 행위를 전달하는 능력도 중요하므로 이를 배양하자는 의견도 제기됐다.
 

알파닥으로 예상되는 의료환경 미래는

설문조사 참여자들은 알파닥이 가져 올 미래 의학환경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알파닥을 잘 이용하면 의학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진단이 가능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알파닥 도입으로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 대한 우려 및 보완을 지적한 의사들이 많았다. 

한 교수는 “간단한 질병이나 단순 처방은 거의 알파닥이 처리할 수 있을 것이므로 의료 인력의 획기적 감축을 예상할 수도 있으나 중환이나 어려운 환자에 알파닥으로 발생한 잉여 의료인력을 집중 배치해 더 높은 수준의 의료를 추구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른 교수는 “의사 경험과 직관을 무시한 채 알파닥이라는 시스템을 맹신하는 풍조가 된다면 환자에게 미칠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체적으로 진료 과목의 미래를 예측한 답변도 있었다. 한 교수는 “기피과로 여겨졌던 외과는 알파닥이 대체할 수 없어 알파닥 치료가 도입되면 외과 기피 현상이 오히려 내과 기피로 전환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공지능 의사 알파닥은 임상실습과 수련환경 및 의학의 미래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설문조사에 참여한 의사들의 견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불가피한 시대적 흐름을 합리적으로 수용해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윤영채기자 ycyun95@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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