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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간 것 같다. 벌써 3번째 금융감독원 방문이지만 개선을 기대하기는커녕 잘못된 정책 설계에 대해 처음부터 하나하나 설명해야 하는 시간의 반복이다.
금감원이 혈관레이저 폐쇄술과 고주파 혈관 폐쇄술을 ‘외모 개선’, 미용 목적 수술로 간주하고 보험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토록 실손보험 표준약관을 개정, 대한흉부외과의사회가 제도 개선을 촉구했음에도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3일 흉부외과의사회 관계자 등이 금감원을 방문했지만 이날 역시 빈손으로 돌아서야만 했던 것이다.
김승진 회장은 “의료 현장에서는 금감원이 보험금 지급 대상으로 제외한 수술 중 미용 목적으로 하는 수술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점을 그토록 강조했음에도 도무지 이해할 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1시간여의 면담 직후 류여해 법제이사는 “하지정맥류 레이저 수술이 미용 목적이라고 단정 짓고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류 법제이사는 “다시 검토하겠다라는 답변만 또 다시 듣고 일단 마무리를 했지만 같은 얘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용 수술과 질병을 어떻게 구분하는지 도리어 금감원이 질문을 했다”며 “이렇듯 명확한 이해도 없이 하지정맥류 치료를 단순히 미용 목적으로 간주하는 것에 유감”이라고 말했다 .
흉부외과의사회는 지난 회의에서도 수차례 설명을 했지만 담당자가 교체되면서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류 법제이사는 “후임자가 이번 개정안과 관련해 정확히 전달받지 못했다는 얘기만 반복했다”며 “그 동안 의사들이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고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제자리”라고 씁
쓸해 했다.
"금감원, 의료계 누구로부터 의견 수렴했는지 등에 대해 묵묵부답"
내용에 관한 전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금감원 측에서 약관을 개정할 때 의사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했다고 하지만 그 의사가 누구인지, 어떤 견해를 반영했다는지 등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대목이다.
류 법제이사는 “약관 책임자조차 알려주지 않으니 답답할 따름”이라며 “일각에서는 보험사에 소속된 의료진일
수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표준약관에 새로 추가된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 대상 수술 방법 또는 치료재료가 사용되지 않은 시술은 외모 개선 목적으로 본다’는 조항 또한 민간보험사들에게만 유리하다는 게 비판의 주내용이다.
김승진 회장은 “하지정맥류 수술이 대표적인데 환자들 중 혈관이 튀어나와서 미용 목적으로 수술하는 사람들은 10%도 안 된다”고 거듭 지적했다.
김 회장은 “거의 대부분이 다리가 무겁고 아파서 수술을 받는다. 안에서 피가 거꾸로 흘러 아프기 때문에 수술을 받는 것”이라며 “이런 하지정맥류 때문에 보험료 지급이 많아지니까 보험회사들이 실손보험 대상에서 이를 제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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