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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醫)-한(韓) 협진 시범사업'이 오는 15일 전격 실시된다. 같은 날 의과 및 한의과 진료가 동시에 이뤄지더라도 모두 급여를 적용한다는 게 요지다. 그동안 지적됐던 급여화 문제를 해소함으로써 의-한 협진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대상 질환, 협진 범위 등 구체적 방안들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로 시행되는 탓에 우려도 적잖다. ‘의료진의 의학적 판단’이라는 모호한 기준이 전부다. 진료행위에 대해서는 급여가 모두 인정되지만 약제는 하나만 인정하는 기형적 구조 역시 논란거리다.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 남점순 과장은 13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일각의 우려들에 대해 설명하고, 성공적 시범사업을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 시범사업 취지는
현재는 의-한 간 협진을 하더라도 한쪽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활성화에 제약이 있었다. 양쪽 모두 급여를 적용해 활성화를 도모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추가적으로 시범사업을 통해 협진 경제성 평가, 적정 수가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 구체적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다
일단 협진을 활성화가 필요하다. 자료를 생산하고 평가, 분석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례가 확보돼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에는 여러 제약으로 인해 활성화 되지 못했다.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시범사업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일단 수행기관들에 자율권을 부여했다.
- 의료기관 스스로 프로토콜을 만든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사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13개 의료기관들 모두 협진 경험과 그에 따른 프로토콜을 갖고 있다.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시범사업을 통해 다빈도 상병 등 필요한 정보들을 수집, 파악하게 될 것이다.
- 협진 대상 질환에 제한은 없나
현재 상태에서는 모든 질환이 가능하다. 어떤 질환에 대한 협진이 우수한지 확인된 바 없기 때문에 최대한 범위를 넓힌 상태에서 접근하려 한다. 물론 전제 조건은 ‘의학적 판단’이다. 의료진 입장에서 협진의 효율성이 높은 질환을 정하고 시행하는 구조다.
- 의료기관들의 협진 남발 우려도 있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만약 무분별하게 협진이 이뤄질 경우 극단적으로 시범사업에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될 것이다. 무엇보다 의료기관들의 양심을 믿는다.
- 협진 결정은 어떻게 이뤄지나
100% 의학적 판단에 맡긴다. 환자들이 원한다고 해서 협진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병원마다 특화된 분야가 있는 만큼 해당 질환 중심으로 협진이 진행될 공산이 크다. 전문성과 경쟁력이 없는 분야까지 협진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 시범사업 관련 예산은
별도로 제한을 두지 않을 계획이다. 의-한 협진이 가능한 병원이 350개 정도다. 100개 기관이 참여하더라도 연간 37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전체 건강보험 지급액을 감안하면 결코 큰 규모가 아니다. 예산에 대한 고민은 없다.
- 의-한 영역 간 치료효과 검증은
물론 어느 영역의 치료가 더 효과적인지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궁극적 목표는 협진을 통해 치료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다양한 검증 방법을 찾아볼 생각이다. 벌써 효과 검증의 어려움을 예단할 수는 없다.
- 의사‧한의사, 복수면허 소지자는
복수면허자가 의과 및 한의과 진료행위를 모두 하고 청구하는 것은 인정되지 않는다. 어느 직역이든 한 곳에서의 역할만 인정된다. 협진은 한 사람이 아닌 두 사람의 진료를 전제로 한다. 복수면허자 대부분이 의원급에 있어 협진과는 거리가 멀다.
- 시범사업 참여 의료기관 혜택은
기관 자체로는 인센티브가 없다. 사회적 사명감이 요구되는 사업이다. 헌신을 하면 내년에 협진 수가가 만들어진다는 것 뿐이다. 협진 모형과 수가를 만드는 역할이다. 물론 의-한 간 협진기관이라는 홍보는 할 수 있다.
- 한의사 의료기기 허용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지적도 있다
너무 멀리 나갔다. 의-한 협진 활성화 시범사업과 한의사 의료기기 허용은 전혀 무관하다.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정에 가정을 붙이는 것은 곤란하다. 있는 그대로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 약제에 대한 제한급여, 우려가 많다
당초 약제도 모두 포함시키고자 했지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한가지 약제만 인정하는 쪽으로 결정됐다. 우선 시범사업 결과를 지켜봐야 하다. 한약제제가 빠져 문제가 있다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 복지부는 의-한 협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인가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시범사업을 하는 것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세계적인 추세가 융합의료라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역시 의학과 한의학이 공존하고 있는 만큼 각 전문성을 융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 의료계와 한의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무엇보다 협조했으면 좋겠다. 서로 영역을 존중하고 전문성을 모으는 지혜가 필요하다. 시범사업이 제대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과 협업 정신이 요구된다. 국민을 위한 제도인 만큼 의료인들이 사명감을 갖고 협조해 주길 바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