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는 미혼 여성에게 처녀막 파열 위험성을 설명하지 않았더라도 위자료 지급 의무가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A씨가 B대학교병원과 산부인과 전문의 C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합의부로 되돌려보냈다고 최근 밝혔다.
A씨는 B대학병원에서 일반건강검진을 받으면서 산부인과 의사 C씨로부터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방법으로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았다.
A씨의 어머니는 "딸이 미혼으로 성 경험이 없다"고 말했고, 의사로부터 검사 과정에서 적은 양의 출혈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는 기구를 여성의 질에 삽입해 자궁경부를 노출시킨 후 자궁 경부에서 떨어져 나온 분비물을 면봉이나 브러시에 묻혀 현미경으로 세포 이상 유무를 관찰하는 방법이다.
검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A씨는 자궁에 통증을 느꼈고 처녀막 파열 여부에 대한 걱정 때문에 다른 병원을 여러 번 방문해 진찰을 받았다. 그 중 한 곳에서 처녀막이 확장됐다는 소견을 받았다.
A씨는 "C씨가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방법으로 검사를 하면서 처녀막이 파열될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지 않아 자궁경부암 검사 시행 여부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미혼으로 성경험이 없는 A씨에게 자궁경부암 검사를 시행한 것이 주의 의무 위반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자궁경부암은 국가 암 조기검진 사업 대상 중 하나로 30세 이상의 여성에 대해 2년마다 자궁경부암 검진을 시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이유다.
반면 2심 재판부는 "검사 직전 A씨의 어머니가 미혼으로 성경험이 없다는 사정을 말했는데도 C씨는 별다른 설명없이 검사를 시행했다"며 A씨에게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1심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C씨는 검사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환자에게 설명하는 정도의 설명을 했고 기구를 삽입하는 과정에서 A씨에게 고통이 있는지 물었으나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이 방법으로 검사를 시행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다른 병원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았으나 처녀막 손상이나 파열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처녀막 손상 또는 파열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해도 위자료 지급대상으로써의 설명의무 위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