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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上]'도수치료'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실손보험 규제에 대하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금융감독위원회는 ‘해당 사안에만 적용되는 개별적 판단’이라며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보였다.
도수치료는 맨손으로 근육이나 뼈를 만져 통증을 완화시키는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대표적인 비급여 항목에 속해 실손보험 혜택을 받아 왔다.
하지만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가 질병 치료와 관련이 없는 도수치료에 대해 실손보험 혜택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그동안 일부 의료기관이 실손보험 혜택을 악용,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치료를 권하는 행태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일각에서는 저수가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의료계의 자구책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도수치료를 둘러싼 의견 대치가 팽팽한 가운데 실제 임상 현장은 어떨까. 도수치료가 행해지는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해봤다.
"도수치료도 넣을까요?" 비급여 진료 권하는 병원들
한방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A병원. 로비와 접수대가 사람들로 붐볐다. 접수대에서 받은 팸플릿에는 각종 비수술 치료에 대한 안내문이 실려 있었다. 이곳은 양·한방 진료를 병행하기 때문에 도수치료 등 비급여에 속하는 항목에 대해 실손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접수를 마치자 간호사의 상담이 시작됐다. 10여 분 간에 걸친 상담에서 간호사는 아픈 부위와 증상, 진료경험 등 여러 정보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이후 한의사와의 면담은 1분 남짓으로 간단히 이뤄졌다.
X선 촬영 후 기자에게는 척추측만 판정이 내려졌다. 의사는 4개월 가량의 치료를 권하면서 자료사진을 통해 추나요법과 봉침, 약물치료 등을 짧게 안내했다.
“도수치료도 넣어드려요?” 가격을 얘기해주면서 의사가 물었다. 이날 추천받은 진료 패키지는 총 400만원에 육박했다.
진료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수납 시 간호사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직원들은 문의를 해 오는 환자들에게 진료 과정과 효과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었다. 높은 진료비에 의문을 제기하는 한 환자에게는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항목을 안내했다.
무분별한 치료 권유?
척추·관절 전문병원으로 입소문을 탄 서울시내 B정형외과를 방문해봤다.
따로 전화 예약을 받지 않는다는 이 정형외과 입구는 손님들로 빼곡했다. 50~60대 여성이 대다수였으며 간간이 양복 차림의 직장인도 눈에 띄었다.
진료실 맞은편에는 환자들이 도수치료를 받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내부에는 의료용 침대 등이 구비돼 몇몇 환자들이 도수치료를 편리하게 받을 수 있었다.
진료 접수를 하고 대기실에서 기다린 시간만 30분. 앞서 진료를 받던 환자에게 원장은 “목 디스크가 금방 나아지실 거예요”라며 도수치료를 권했다.
이어 기자의 이름이 호명되고 진료실에 들어갔다. X선 촬영 후 원장은 "일자목 증상이 있다"며 원장은 물리치료를 권했다.
앞서 진료를 받은 환자의 처방처럼 “도수치료는 따로 받을 필요가 없냐”고 물으니 일자목 증상은 한 달 간 물리치료만 받아도 증상 호전이 가능하다는 답변이 이어졌다.
이 곳은 앞서 방문했던 곳과 달리 환자들의 증상을 진단한 후에 도수치료가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 권하고 있었다. 의학적 판단에 따라 도수치료가 증상 호전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상황에 한해 추천하는 것이다.
도수치료, 구체적 기준 필요
실제 임상 현장을 직접 살펴본 결과 도수치료를 과잉으로 권하는 의료기관이 있는 반면 꼭 필요한 때에만 제안하는 곳도 다수 존재했다.
특히 그동안 도수치료에 대한 적절한 보상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이 존재하지 않아 일부 의료기관이 실손보험 가입자들에게 과잉 진료를 유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해 실손보험 가입자와 보험사간의의 갈등도 커졌다. 금감원이 도수치료에 대해 ‘구체적 기준’을 제시한 이후 보험사들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했다.
비급여 항목인 도수치료를 둘러싸고 과잉 진료와 실손보험 손해율이 상승하는 문제를 초래한 것이다.
이와 관련, 서울 소재 C정형외과 원장은 “도수치료 비용의 지급 여부를 판단하는 항목에 대해 의학적으로 타당한 기준이 명확히 마련되면 좋겠다”며 현행 도수치료 진료체계에 대한 개선 희망을 내비쳤다.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도수치료를 추천하는 것은 분명 문제이지만 무엇보다 도수치료를 둘러싼 이해관계 충돌로 정작 제때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른 D정형외과 원장은 "도수치료의 적정 횟수와 질병 호전 여부 평가기준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며 "도수치료 수가를 별도로 결정하는 등 저수가 논란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 대책도 모색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