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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처방되는 수면진정제 ‘졸피뎀’이 최근 한 공영방송 TV프로그램에서 다뤄지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졸피뎀을 복용한 뒤 몽유병, 살인, 자살과 같은 끔찍한 일이 일어난 사건들이 다뤄지면서 재조명받고 있는 가운데 일선 개원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약물과의 간극이 깊어 보인다.
졸피뎀은 국내에서 처방되는 수면제의 55%가 넘는 상황.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졸피뎀 성분 상품은 스틸녹스(한독약품)·졸피드정(한미약품)·졸피람정(환인제약)·졸피신정(명인제약)·졸피뎀정(한국파마)·졸피움정(고려제약) 등 6개다.
하지만 의료계에 따르면 우울증이나 불면증을 앓는 환자가 병원을 이곳 저곳 들러 의료쇼핑을 하듯 졸피뎀 등의 향정신성의약품을 남용해서 약(藥) 중독 및 자살 충동을 야기할 수 있는 위험성이 크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K교수는 “졸피뎀의 단독 효과만으로 수면제와 자살이 심각한, 아주 중요한 관련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이 같이 위험요소가 다분한 졸피뎀에 대해서는 식약처가 허가를 하면서 이와는 반대로 허가 사항이 없다는 이유로 처방조차 하지 못하게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25일 서울 소재 개원의 A씨는 “막아야 할 졸피뎀에 대한 사항은 허가하는 반면 진료 현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약제의 경우에는 식약처 허가 사항이 없다는 이유로 처방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급여로 처방하면 불법”이라면서 “졸피뎀은 마약 성분에 버금가는 환각, 중독, 자살 충동의 부작용이 수차례 확인됐다. 이에 대한 검증 및 연구가 필요함에도 허가를 해줬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개원의 B씨는 “예컨대, 하지불안증후군에 꼭 필요한 리보트릴(성분명 클로나제팜)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 기준 내에서 명확하지 않다”며 “의약품 정보 조회를 해도 심사 기준에 대한 건은 확인이 불가하다”고 말했다.
리보트릴 효능 및 효과는 ▲간질 및 부분발작 ▲원발성 및 2차적으로 발생한 강직 간대발작 ▲유소아 간질 ▲공황 장애로 알려져 있다.
㈜한국로슈는 1984년 불안증상 치료제와 간질 치료제로 쓰이는 리보트릴을 국내로 도입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간질 치료제로만 허가를 받았다.
리보트릴은 불안장애와 정신분열병 등 정신과 질환을 치료하는데 사용되며 국내에서 연간 수십만 건 이상 처방되고 있다.
대한신경정신과의사회는 "이 약은 처방이 많고 저렴하며 효과적 치료제"라며 "일부 질환은 다른 약물로 대체조차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하지불안증후군에 대한 최신 지견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고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약이 하지불안증후군 치료에 필요하다는 것이 일선 개원가의 요구다.
B씨는 “실제적으로 쓰이는 약은 리보트릴이 탁월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심평원 심사기준이 명확치 않아 효과적인 약을 사용함에도 삭감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선 진료 현장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치료를 하고 싶지만 삭감으로 인해 제대로 약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성토다.
그는 이어 “리보트릴이 간질 상병에서만 적용되는지 검토가 필요하다”며 “만약 하지불안증후군에 리보트릴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심사 기준 변경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리보트릴 등 급여 기준은 원칙적으로 법령에 따르기 때문에 임의적으로 변경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심평원 약제기준부 관계자는 “리보트릴은 현재 별도 급여 기준 없이 법령에 의해 허가사항 범위 내에서만 적절하게 사용됐을 경우 급여를 인정받고 있다”고 전제했다.
현행에 따르면 약제는 국민건강보험법령에 의거해 식약처 허가사항(효능, 효과 및 용법, 용량 등) 범위 내에서 환자 증상에 따라 필요, 적절하게 사용하는 경우 보험급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식약처 허가사항을 초과해 약제를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 ‘허가 또는 신고범위 초과 약제 비급여 사용승인에 관한 기준 및 절차’에 따라 비급여 사용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안전성, 유효성 등에 관한 사항이 정해져 있는 의약품 중 진료상 반드시 필요하다고 복지부 장관이 정한다면 허가를 초과해 투여할 수 있다”며 “의학적 타당성 등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길 바란다”고 의료기관에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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