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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청탁 및 금품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마지막 관문을 넘었다. 헌법재판소의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이 법은 예정대로 오는 9월 28일부터 시행된다.
판결을 앞두고 위헌 기대감이 있었던 사립대학병원 교직원, 교수 등이 여전히 법에 포함되면서 제약 및 의료기기 업계를 포함한 의료계 전체에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 등은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후원·증여 등 그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을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직무와 관련해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1회 100만원 이하 금품 등 수수시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하지만 직무와 관련이 없는 1회 100만원 이하의 금품은 수수 금지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를 위반하면 수수금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사교·의례 등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선물 등의 가액 범위는 음식물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 10만원이다. 교수 강연료 역시 시간당 100만원으로 책정됐다.
헌재 판결 이후 대학병원 등에선 대체적으로 “우선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수긍했다. 제약사에서도 “예측대로 합헌 결정이 났으니 이에 걸맞게 업무방향을 설정해야 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병원계, ‘대응매뉴얼 마련’ 등 법 시행 앞두고 분주
우선 병원계에선 ‘법의 모호성 때문에 교직원 중 무고한 범법자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부정 청탁 범위와 행동 유형 숙지에 분주한 모습이다.
실제 다수 사립대학병원에선 국민권익위원회가 내놓은 김영란법 해설집을 토대로 위반 사례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범법 행위 유형을 공부하고는 있지만 시행세칙 등 구체적인 법 내용이 모호하고 자의적으로 해석 할 수 있어 헷갈리는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구성원 간 불신이 조장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위반 사례 신고자에게 포상금 또는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어 악의적인 신고와 투서로 피해를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특정인에게 앙심을 품지 않는 한 이런 일이 있겠느냐”면서도 “괜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이나 아산병원처럼 학교법인이 아닌 공익재단에서 운영하는 병원은 법 적용에서 제외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시행까진 아직 두 달이 남은만큼 아직 구체적인 대응 매뉴얼을 만든 병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벌 기준과 법 적용 정부에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이를 토대로 내부 의사 결정을 거쳐 위반 리스트나 행동 요령을 담은 지침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C대학병원 관계자는 “합헌 결정 이전부터 시행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지침 마련을 준비해오고는 있었다”면서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직 없는 단계”라고 전했다.
업계, "제품 설명회는 사실상 불가능“ 어려움 호소
김영란법이 규정하는 범위가 확대되면서 제약사, 의료기기업체 주요 고객인 의사들에게도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공직유관단체 ▲공공기관 ▲공립·사립학교가 적용되면서 국공립병원 의사, 지방의료원 및 보건소 의사, 공중보건의사를 비롯해 학교법인이 설립한 병원 교수 및 봉직의사까지 처벌 대상이 확대됐다.
대다수 업체들은 ‘합헌 결정을 예측했다’면서도 향후 업무방향에 대해선 설정에 어려움을 겪는 분위기다. 하지만 ‘어쨌든 법률이 마련됐으니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내 A사 관계자는 “처벌 기준이 불명확한 부분이 있어 현업에서 대관, 홍보 등을 담당하는 실무자들이 헷갈려하고 있다. 업무에도 애로사항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약 및 의료기기 업계는 시장 규모는 여타 산업군에 비해 작지만 전문영역이다 보니 특정 소비자군, 언론 등과 밀접한 스킨십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특히 언론 대상 간담회나 소규모 좌담회 진행이 빈번하다. 제품 출시를 떠나 지속적인 임상 데이터, 약제 허가 및 급여 기준의 업데이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보통 호텔에서 제품이나 지침을 소개하고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형태가 가장 많다. 이 경우 사실상 김영란법이 규정하는 식사비 3만원을 지키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B제약사 홍보 담당자는 “호텔보다 저렴한 장소를 찾으면 된다고 할 수 있겠지만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마땅한 장소를 갖춘 시설 섭외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우선 법안 시행 이전에 진행할 수 있는 행사는 다 소화하려고 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C사 관계자는 “의대 교수들의 학회 참석 지원이 위법한지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불법 리베이트 조사와 함께 제약업계 전체 분위기가 흉흉한 상황이다 보니 학술 프로모션 활동 등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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