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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패치를 과다 처방하면서도 복약 지도 및 설명의무를 위반한 대학병원에 3억8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호흡억제 등의 치명적인 부작용과 대처 방법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과실 때문에 환자가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게 됐다는 사실이 인정된 결과다.
서울고등법원 제9민사부는 원고 고모씨와 그 가족이 J대학교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고씨는 J대학병원에서 우측 전대뇌동맥 급석 뇌경색으로 한 달여간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했다가 한 달 후 어깨통증과 허리통증으로 다시 입원했다. 요추부 MRI 및 근전도 검사를 받았지만 특이 증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약물치료 및 보존적 재활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은 채 퇴원했다. 4달여 뒤, 고씨는 소화불량과 오심, 구토, 체중감소 등으로 J대학병원 소화기내과에 입원했다. 내시경 검사 등을 받았으나 미란성 위장염 외에 특이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고씨는 다시 두 달 뒤 병원에 내원해 “허리통증과 관절통증, 근육통, 소화불량, 오심, 구토증상이 있고 1년에 걸쳐 체중이 20kg이나 감소했고, 기존 치료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J병원 재활의학과 의료진은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이 주성분인 듀로제식 디트랜스 패치와 맥페란정 5mg, 변비조절약을 처방하면서 2주 뒤 재입원해 진료를 받자고 했다. 기존에 복용하고 있던 에어탈과 울트라셋, 아로베스트 등 진통제는 먹지 말 것을 지시했다.
고씨는 처방 당일 집으로 돌아가 펜타닐 패치를 우측 옆구리에 붙였다. 패치 부착 30분 후부터 구토증상이 나타났다. 구토증상은 4시간 동안 사라지지 않았고 새벽이 돼서야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오전 9시30분경 고씨는 청색증이 나타난 채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당시 고씨는 맥박 60mmHg/40mmHg, 산소포화도 25%, 동공의 심한 수축이 일어난 상태였다.
이 병원 의료진은 펜타닐 중독 의증으로 진단하고, 펜타닐 패치를 떼어낸 다음 마약길항제인 날록손을 투여하고 생리식염수와 도파민을 투여하면서 산소를 공급했다.
호흡이 호전된 후 A씨는 J병원으로 다시 전원 됐다. 의료진은 저산소성 뇌손상 양상을 확인하고 신경과 중환자실에 입원 조치해 치료를 시작했다.
현재, 환자는 펜타닐 패치 부착 당일 발생한 호흡곤란으로 인해 유발된 저산소성 뇌손상때문에 의식은 명료하지만 겨우 질문에 답할 수 있고 강직성 사지부전 마비가 있는 상태다.
고씨의 가족은 “J병원이 마약성 진통제 투약 경험이 없는 환자에게 펜타닐 패치를 고용량으로 처방해 저산소성 뇌손상을 유발했고, 호흡억제에 대한 부작용을 설명하지 않았다”며 9억5000만원 상당의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펜타닐 투약경험이 없는 환자의 경우 25μg/h를 초과하지 않도록 처방한 뒤 경과관찰을 해야 하는데 처음부터 50μg/h을 처방해 과다 투약한 과실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고용량을 처방받은 환자가 귀가할 상황이었다면 호흡억제 등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과, 발생 시 조치사항을 설명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구토 증상 나타날 것이라고만 했을 뿐 악결과를 막기 위한 충분한 설명과 복약 지도는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환자는 패치 사용 이후 약 13시간 뒤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됐는데, 이는 펜타닐 사용으로 혈중 농도가 처음으로 증가하는 12~24시간 범위 내”라며 “50μg/h 용량 부착 시 시간 당 펜타닐 흡수량과 최고 농도가 2배가량 증가한다. 과다 처방과 설명의무를 위반 사실 등을 고려하면 악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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