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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현지조사를 받은 의사 상당수가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사 당시 심리적 압박이나 공포감을 느꼈던 의사도 적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대한의원협회(회장 윤용선)는 현지조사를 받은 회원 52명을 대상으로 긴급설문을 실시한 결과 이 같이 파악됐다고 8일 밝혔다.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된 설문 조사결과, 실사과정에서 심리적 압박이나 공포감을 느꼈다는 회원
이 77%(40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 이유로는 ‘실사 자체에 대한 압박(25%)’, ‘사전통보 없이 조사를 진행(20%)’, ‘범죄자 취급하고 무시하며 조사를 진행(18%)’, ‘강압적 조사(10%)’, ‘과도한 자료제출 요청(8%)’, ‘이유를 알 수 없는 조사기간 연장(8%)’ 등이 꼽혔다.
실사 중 실사팀의 협박이나 강압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31%(16명)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비협조시에는 '조사기간을 연장하겠다'는 말을 들은 경우(56%)가 가장 많았다.
이외에도 '답변 강요'(25%), '처벌 내용으로 협박'(13%), '자료 미제출 시 모두 인정하는 것으로 알겠다'(6%)고 한 경
우 등을 문제로 지목했다.
사실확인서 작성 과정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응답자의 88%(46명)가 사실학인서를 작성했으나 이 중 52%(24명)만이 자의로 작성, 나머지 48%(22명)는 ‘실사팀이 불러 준대로 작성했다’고 답했다.
의원협회는 “사실과 다른 경우라 하더라도 강압이나 협박에 의해 작성(41%)하거나 추가적인 불이익이 우려(27%)돼 작성한 경우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현지실사에 대한 의사들의 심리적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심리적 후유증 여부를 묻는 항목에 응답자 전원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심리적 불안감(25%), 불쾌(17%), 분노(13%), 억울함(10%), 당황(10%), 불안(8%), 죄인이 된 듯한 느낌(8%), 의욕상실(6%), 자괴감(4%), 인격적 모멸감(2%) 등을 꼽았다.
의원협회는 “폐업을 고려할 정도로 심리적 후유증을 느꼈다는 답변도 있었다”며 “안산의 모 원장 역시 실사 후 극도의 심리적 불안과 스트레스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현지조사 개선 사항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실사 기간과 사유에 대한 사전통보가 필요하다(40%)’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명확한 청구기준 및 가이드라인 고지(21%)’, ‘실사가 계도의 목적이어야 한다(17%)’ 순이었다.
과도한 처분, 조사대상 선정 방식, 공무원 처벌 규정, 수진자 조회 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윤용선 회장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에 대해 실사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제기하고, 심사기준 공개, 실사 사전통지, 강압적 조사 등의 개선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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