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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조직이 아닌 피부조직 치료에 적용되는 프락셀 레이저(프렉셔널 레이저) 시술은 피부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줄 수 있는 위험성 높은 시술이다. 이 같은 시술을 ‘치과 의료’와 ‘구강 보건지도’를 임무로 하는 치과의사가 한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심각한 사안이다.”
정찬우 대한피부과의사회 기획정책이사는 9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대한피부과의사회(이하 의사회)는 치과의사의 피부 치료 목적의 프락셀 레이저 시술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치과의사 A씨가 지난 2009년부터 2012월 1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치과의원에서 환자에게 미용 목적의 프락셀 레이저 시술, 주름제거, 피부 잡티 제거 등을 구강조직이 아닌 피부조직에 시술하다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면서 시작됐다.
A씨는 1심에서 벌금 100만원의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2심에서 무죄로 뒤집혔고 현재 3년 넘도록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치과의사 면허 범위 벗어난 의료행위”
의사회는 피부 치료 목적의 프락셀 레이저 시술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라고 단언했다.
정 이사는 “피부는 치과와는 무관한 인체 기관이며 피부과 역시 치과와 배타적인 진료영역”이라고 규정한 뒤 “피부조직에 레이저 시술을 하기 위해서는 피부 및 피부과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기초로 한 정확한 진단이 전제돼야 할 뿐 아니라 레이저 시술로 인한 피부조직의 부작용을 치과의사는 효과적으로 치료할 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의사회는 단 2%에 불과한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가 안면부 미용 시술에 대해 교육 받았다는 것을 근거로 해당 교육과는 무관한 98%의 치과의사들에게도 이를 허용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는 2008년 30명이 배출된 것을 시작으로 2009년 55명, 2010년 53명, 2011년 76명, 2012년 53명, 2013년 66명, 2014년 60명, 2015년 72명, 2016년 49명 등 총 514명이 배출된 상태다.
정 이사는 “3만여명의 치과의사 면허소지자 중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의 비중은 2%도 되지 않는다”며 “치과의사들의 면허 범위는 극히 일부의 치과의사가 아닌 모든 치과의사에게 적용되는 기준에 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면부 미용 시술에 대한 교육도 뒤늦게 추가된 것으로 확인됐다. 구강악안면외과학 교과서에는 얼굴 전체에 대한 악안면미용외과 파트가 2013년 3판에서야 더해졌다. 결국 이 교과서로 공부한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는 그나마 전체 전문의 절반에도 못미친다”고 덧붙였다.
“비전문가가 쉽게 할 수 있는 시술 아니다”
의사회는 피부조직 치료 목적의 프락셀 레이저 시술이 비전문가가 쉽게 할 수 있는 시술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안전한 프락셀 레이저 시술을 위해서는 시술 대상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감별진단, 적응증의 판단은 물론이고 레이저 시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숙지하고 이를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정 이사는 “프락셀 레이저 시술의 기본 전제는 정확한 진단이며 이는 환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출발점이다. 하지만 피부 상태와 피부 질환을 정확히 진단할 수 없는 의료인에게 피부를 대상으로 한 시술을 맡긴다는 것은 타당치 않다”고 역설했다.
특히 의사회는 2000년대 들어 피부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2009~2013년 피부암 환자 수는 2배 가까이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정 이사는 “이러한 피부암에 있어서 조기진단과 치료는 환자 예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피부에 대한 전문지식과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비전문가에게 피부조직에 대한 레이저 시술을 허용한다면 이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피력했다.
그는 또 “실제 이번 사건 피고인의 광고 내용을 보면 육안으로도 악성 피부종양과의 감별진단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피부 색소질환 사진들이 있을 정도인데 피고인은 환자가 찾아오도록 하기 위해 정확한 진단 없이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는 내용만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치과에서 프락셀 레이저 시술을 받은 환자의 반영구적 색소침착 부작용 사례
프락셀 시술과 관련한 부작용과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역량에 대해서도 강하게 언급했다.(사진: 치과에서 프락셀 레이저 시술을 받은 환자의 반영구적 색소침착 부작용 사례)
정 이사는 “피부조직에 대한 프락셀 시술로 인한 부작용은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 영구적인 흉터나 피부 손상이 피부, 특히 안면의 피부에 남을 경우 환자의 신체적인 손상 외에도 정신적, 사회적 피해는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부작용 발생 시 치과의사들은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이 없다. 현재도 치과의사들은 치과 진료과정 중 입술이나 안면에 부작용이 발생하면 피부과 의사들에게 의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피부와 피부 질환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없는 상황에서 부작용에 대한 치료능력은 갖춰질 수 없다”고 힘주었다.
“치과 의료, 나아가 의료체계 급격히 왜곡”
의사회는 치과의사의 피부조직에 대한 프락셀 레이저 시술이 허용될 경우 치과 의료, 나아가 의료체계가 급격히 왜곡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사진: 한 치과의원의 의료광고)
정 이사는 “의료인 면허제도의 본질은 의료인들이 각 직역별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임무에 집중함으로써 전문가 직업인으로서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국민건강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럼에도 현재 일부 치과에서는 겨드랑이 제모, 몸매교정, 모발이식술 등을 시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광고까지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치과의사가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 한 채 다른 진료에 몰리면 치과 의료에 공백도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의사회는 피고인이 의료전문가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자행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이사는 “피고인은 피부에 대한 학문적 기초와 소양을 갖췄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가운데 피부재생클리닉 또는 지방이식, 감초주사, 마늘주사 등의 의료행위에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피고인은 ‘수술 비법’, ‘초급속 교정’ 등을 강조한 프락셀 피부미용술 강좌를 개설하며 ‘의료기술자의 급속 생산’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턱 얼굴 미용외과 전문의라는 불법 의료광고까지 하는 등 고도의 전문성에 기초한 의료인 면허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의사회는 이번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공리적인 판결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정 이사는 “이번 사건은 이미 의료계의 영역간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현 상황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며 "의료인 면허제도의 근본취지가 퇴색되지 않도록 대법원이 현명한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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