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 일이 많지만 보람된 곳이 바로 보건복지위원회다. 국민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다루는 곳이기 때문이다. 종현이법, 신해철법 등 환자안전과 의료사고 부분에서는 아직 선진국에 비해 열악한 부분이 많다. 여러 과제들을 차근차근 풀어나가겠다.”
보건복지위원장을 맡았던 4선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사진]은 익숙한 국회에서의 여유로움보다는 앞으로 다뤄야 할 법안들을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미 19대 국회에서 157건의 법률안을 입법발의한 만큼 대내외적으로 증명된 왕성한 활동을 20대 국회에서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국회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난 오제세 의원은 다시 복귀한 보건복지위원회에 대한 애정을 강조하며 ‘환자안전과 의료사고’의 사전적 대응체계를 구축한 법안들의 중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7월 29일부터 시행된 이른바 종현이법, 환자안전법의 기틀을 다진 그는 “항암제를 제대로 된 곳에 맞지 못해서 6살짜리가 사망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촉발됐지만 여전히 우리도 모르게 의료사고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계 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덴마크나 미국 등은 환자 안전법을 제정해서 의료사고를 공개하고 이를 학습 한 후, 의료사고 방지에 크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법체계를 가지고 있다. 우리도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환자안전법을 통해 의료사고 방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필요한 부분이지만, 당장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의료기관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는 것은 엄염한 사실이다.
실제 환자안전법은 종합병원,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에 1인 이상(5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은 2인 이상)이 배치되며 교육은 년 1회 전 직원 필수교육으로 실시하게 된다.
오 의원은 “인건비가 소요된다는 부분에 일선 의료기관 관계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환자안전법은 병원의 부담을 늘리려고 제정된 것이 아님을 강조하고 싶다. 의료사고를 줄이고 대국민 인식제고를 위한 기본적 단계”라고 말했다.
‘신해철법’이라는 어려운 관문 통과
환자안전법과 함께 오는 11월 30일 시행을 앞 둔 신해철법으로 불리는 의료분쟁조정법도 하위법령을 정리하고 있는 단계다. 이 역시 오제세 의원의 입법발의로 시작된 것으로 의료계의 우려가 만만치 않다.
의료분쟁조정법은 환자가 진료 후 사망하거나 중증장애를 입으면 의료분쟁 조정절차가 자동개시되는 내용이 담겨있어 ‘위축진료’ 가능성이 높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오 의원은 “의사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중환자를 치료할 것인지, 아니면 기피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생길 것이라는 의견도 들어봤다. 일리가 있는 주장이지만, 의료사고를 줄이기 위해 필수적인 법안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신중한 진료를 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잘 모르고 지나가거나 의사들이 사고책임을 떠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자동개시가 된다는 부담감에 주의를 더 기울이게 될 것이고 이는 의료사고를 줄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1월 30일 시행을 앞두고 의사들의 반대가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려운 관문을 만든 것은 의료계의 권위나 전문성을 높이고 이를 확고하게 만드는 지표가 될 것”이라는 그는 “고통이 없는 행복은 없다. 의료계의 거부감을 줄이고 연착륙이 잘 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은 산업이지만 의료는 산업화 불가···동네병원 살리기 급선무
“제약은 산업분야다. 하지만 의료는 산업화하면 안된다. 현 정부는 미국식으로 의료영리화를 끌고 가려고 하고 있지만, 우리는 건강보험을 지켜야 한다. 유럽식으로 가야한다. 기본적으로 동네의원을 살려야 한다.”
국내 건강보험 보장률은 유럽보다 20~30% 낮은 상태다. 4대중증질환을 제외하면 60%도 못 미친다는 결론이다. 게다가 빈곤층, 노인 문제가 심각한 상태로 의료부담이 낮은 것처럼 포장되고 있지만 실제는 굉장히 열악한 상태라는 설명이다.
오 의원은 “이미 기업화된 대형병원들로 인해 동네병원이 환자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 이미 양극화된 상태에서 규제프리존특별법, 서비스발전법 등은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킬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다만 원격의료에 대해서는 ‘제한적 찬성’이라는 입장이다. 동네의원이 도서와 산간벽지의 환자들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부분은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서 대형병원이 싹쓸이하는 형태의 원격의료는 반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오 의원은 “20대 국회에서는 동네의원이 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다. 그 대안으로 급여진료 70% 이상인 의원급에 조세감면 등 혜택을 부과하는 법안을 조만간 제출할 예정”이라고 힌트를 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