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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가 뇌파계를 이용해 파킨슨병과 치매진단을 하는 행위가 불법인지 여부가 대법원에서 가려지게 됐다.
대법원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은 지난 12일 상고장을 제출했다.
앞서 서울고등법원 제2행정부는 지난달 19일 한의사 이모씨가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낸 면허자격 정지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심 판결을 뒤집고 최근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씨는 2010년 9월부터 12월까지 약 3개월 동안 파킨슨병 및 치매 진단에 뇌파계(모델명 :NEURONIVS-32 plus)를 사용했다. 모 경제지는 이씨가 뇌파계를 사용해 파킨슨병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사진이 포함된 기사를 실었다.
복지부는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해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고, 심의를 받지 않은 의료광고를 게재해 의료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이씨에게 3개월의 자격정지 및 경고 처분을 내렸다. 이씨는 “무면허 의료행위가 아니다”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한의사가 의사와 동일한 뇌파계 관련 교육을 받는다고 볼 수 없고, 정확한 진단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위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복지부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은 원심을 완전히 뒤집어 “한의사도 뇌파계를 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의료기술의 계속적 발전과 함께 의료행위 수단으로서 의료기기 사용 역시 보편화되는 추세에서 한의학 범위 내에 있는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서는 이를 허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의학 교육과정 및 의사 국가시험에서 뇌파검사 능력에 대한 평가는 필기시험에서만 이뤄지고 있을 뿐 특별히 임상경력이 요구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의사도 뇌파계를 진단에 충분히 활용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의료기기 성능이 대폭 향상돼 보건위생상 위해 없이 진단이 이뤄질 수 있다면 현대의학의 원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뇌파계를 사용한 것이 의료법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될 경우 의료계와 한의계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대한신경과학회는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서울고법읜 판결을 납득할 수 없다"면서 "향후 국민 보건 및 안전에 엄청난 악영향을 끼칠 것이 자명하다.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한신경과의사회 이태규 의사회 회장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서울고법의 판결은 "황당무식한 판결"이라며 “국민들은 불필요한 뇌파계 검사로 인해 돈은 돈대로 내면서 오진은 오진대로 받게 될 수 밖에 없다. 더불어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한약재의 피실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의계는 뇌파계 판결이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규제 완화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이번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은 한의사들의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중요한 법적근거가 될 것이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법부의 입장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라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자격 있는 의료인인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은 적법하다는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고 있는 만큼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진료 선택권을 보장하고 편의성을 높이는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규제를 하루 빨리 풀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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