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여성전문병원인 제일병원이 경영 위기에 처한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병원 신축 공사를 진행해온 하청업체로부터 소송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최근 J사가 의료법인 제일의료재단을 상대로 원고소가(소송액) 1억1352만원 규모의 합의금 및 손해배상금 소송을 제기했다.
J업체는 서울 중구 제일병원의 신축공사 시공사인 T사의 기계설비 협력 하청업체로, 병원과 하도급 계약 관계로 관련 공사를 맡았다.
하지만 신축공사가 전면 중단되면서 J사는 "원청업체인 T사로부터 받지 못한 공사 대금을 병원이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제일병원은 서울 중구 묵정동 32-5외 4필지를 매입해 신관 신축 공사를 추진했다. 환자 수요가 높은 산후조리원과 건강증진센터를 신관에 확대 운영한다는 구상이었으나 지난 2014년부터 시작해 올해 완공 계획이었던 공사는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멈췄다.
이번 소송과 관련, J사 관계자는 "작업지시를 받아 공사를 더 진행한 부분이 있었는데 결국 병원 신축 공사가 멈춰버렸다. 진행된 공사에 대한 돈을 지급해달라고 원청업체인 T사에 요청했는데 그쪽에서 이미 돈을 줬다고 주장하면서 다툼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J사는 제일병원과 서울 중구청에 내용증명을 요청했다. 그러자 병원이 ‘돈을 지급해주겠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써줬고, 대신 중구청에 청구한 것을 취하해달라고 해서 우리가 이에 응했다. 병원이 ‘정리해주겠다’고 밝힌 기한이 바로 지난해 12월말까지”라고 주장했다.
현재 원청업체인 T사는 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J사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해 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아직 결론은 나오지 않았으며, J사는 이와 별도로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제일병원 신축 공사 부지
결국 제일병원의 장밋빛 신축공사 청사진은 텅빈 부지와 돈문제로 얽힌 법정 분쟁만 남긴 모양새다.
특히 이번 소송은 현재 막대한 부채로 은행권 추가 대출마저 막혀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불거진 만큼 제일병원으로서도 해결이 쉽지 않은 숙제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제일병원의 주요 공사를 독점하다시피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 원청업체 T시공사는 현재 건설업 면허를 취소한 상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앞서 제일병원과 T시공사가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은 적이 있는데, 이후에 건설업 면허를 취소했더라. 조사받고 신축공사가 중단되는 등 복잡해지니까 처리한 것 같다. 상호도 변경됐다"고 전했다.
제일병원 한 직원은 "그동안 공사 과정에서 ‘눈 먼 돈’이 줄줄이 새나갔다는 얘기가 많았다. 노조 차원에서도 무리한 투자에 대해 우려했는데 결국 일이 터졌다"고 비판했다.
이번 법정공방의 첫 조정기일은 오는 23일로 예정돼있다.
제일의료재단 측은 ‘T시공사와 J업체의 다툼이 우선 정리돼야 한다’며 ‘이날 조정에 응할 의사가 없다’는 내용의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병원 측 관계자는 “해당 소송은 재단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안으로 병원에서 세부 내용을 밝히는 데는 한계가 있거니와 조심스럽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현재로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는 게 병원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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