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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식도에서 생선가시를 제거한 후 구멍이 뚫렸는지 검사하지 않고, 음식 섭취를 허락해 감염으로 숨지게 한 의사의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대학병원 내과전문의 왕모(53)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고 21일 밝혔다.
환자 A씨는 "생선 가시가 목에 걸린 것 같다"고 고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왕씨는 A씨를 입원시키고 금식과 항생제 치료만 했다. 3일째가 되서야 내시경 검사로 생선가시를 발견하고 제거했다. 같은 날 저녁 A씨에게 물을 주고 미음을 먹도록 했다.
그러나 A씨는 다음날 오전 가슴 통증을 호소했다. 이틀 뒤 흉부 CT촬영을 한 결과 종격동염이 확인됐다. 종격동염은 갈비뼈와 척추 사이 공간인 종격동에 식도 천공 등으로 인해 세균이 침투해 발생하는 염증이다.
A씨는 결국 나흘 뒤 개흉수술 등을 받던 중 다량 출혈 및 심인성 쇼크로 사망했다.
1심은 "식도 주변의 2차적 변화를 관찰 하고 천공 여부를 좀 더 면밀히 살펴봐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다"며 금고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도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아 환자를 사망케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종격동염과 식도 천공은 진단이 어려운 질병에 해당하고 유족과 병원 측이 민사소송에서 화해했다는 이유로 벌금 1000만원으로 감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무죄로 판단했다. 의사의 과실이 없었다면 환자가 숨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 증명되지 않아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가시를 늦게 제거한 과실이 인정된더라도 이후 A씨 상태가 호전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 종격동염이 악화돼 환자가 사망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구강섭취 허용 전에 검사를 했다고 해서 식도 천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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