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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을 약만으로 치료한다는 것은 우울증은 물론이고 정신과에 대해 의사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반증이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이상훈 회장은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약만 잘 처방하면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일부 의사들의 주장에 대해 의사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정신과의사회에 따르면 최근 신경과 관련 일부 학회 주도 정책토론회에서 몇몇 의사들은 정신과에 대한 인식부족과 우울증에 관한 미흡한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
이에 대해 정신과의사회는 “약물치료 만능주의에 기댄 채 우울증과 그 치료에 대해 함부로 발언해서 600만 우울증 환자들을 폄훼하고 정신건강 전문의들의 자존심을 짓밟은 일부 의사들은 앞으로 공식 석상 발언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라”고 촉구한 상태다.
“빛과 같은 다양한 스펙트럼 우울증, 비전문의 진단 어려워”
이 회장은 "우울증이 진단 자체가 어려운 정신질환인 만큼 정신과 전문의의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 눈으로는 빛이 하나의 색으로만 보이지만 프리즘을 통해 보면 빛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우울증 역시 빛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스펙트럼이 가지고 있는 만큼 정신과 전문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울적한 기분에 따라 일시적인 우울감을 느끼는 환자나 입에 달린 말로 지속적인 우울감을 표현하는 환자, 인격장애로 인해 우울감을 갖게 되는 환자 등 넓은 ‘우울증 스펙트럼’에 따른 환자들의 우울증을 비전문의가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특히 이 회장은 "우울증을 약만으로 치료한다는 논리에 대해 어불성설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우울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가운데 약물에만 의존해 치료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며 “우울증 종류에 따라 치료방법이 각각 다르다는 점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우울증 치료에 있어서 전세계적으로 1차 치료제로 권장받고 있는 약물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SSRI) 계열의 항우울제다. 이 약물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하지만 정신과가 아닌 진료과에서 SSRI 계열 항우울제를 처방할 경우 60일 이후 처방을 중단하거나 정신과로 환자를 전원해야 한다. 그런데 신경과쪽에서 문제를 제기, 양측이 SSRI 계열 항우울제 처방권을 둘러싸고 5년 넘게 대립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SSRI 계열 항우울제가 결코 해답이 아니라는 점을 의사들이 깨달아야 한다. 실제로 절반의 환자는 약물로 인해 상태가 호전될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절반은 그렇지 않은 실정”이라며 “결국 약물 오남용에 따른 국민건강 피해 방지를 위해 비전문의의 처방 제한을 둘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의사들조차 정신과에 대한 편견 심해
의사들이 정신과에 대해 아직도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사실 정신과는 미친 사람들이 가는 과라는 인식이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다. 이는 일반 국민 뿐 아니라 의사들도 마찬가지”라며 “이러한 인식이 SSRI 계열 항우울제 처방 관련 분쟁의 원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최근 정책토론회에서는 신경계 질환 환자가 정신과 치료를 거부해 비정신과에서 60일 이상 SSRI를 처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이 회장은 “이 같은 주장은 각과 전문영역을 훼손할 뿐 아니라 환자가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잃게 하는 것”이라며 “의사조차 본인의 가족이 우울증에 걸린다면 정신과 전문의를 찾게 할 것이면서 왜 분쟁을 일으키는지 알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의 우울증 치료 기회 자체를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 60일이라는 치료기간 동안 치료되지 않을 경우 정신과로 전원해 준다면 의사에게도, 환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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