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엔 보건소장 ‘자격’을 둘러싼 팽팽한 신경전이다. 진료영역과 의료기기 사용을 놓고 지속적인 갈등을 빚어온 의료계와 한의계가 또 다시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가 ‘한의사의 보건소장 임용이 가능하도록 지역보건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기동민 의원(더불민주당)이 최근 공개한 ‘지역별 보건소장 의사 임용 비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52명의 보건소장 중 의사출신은 103명(40.9%)에 그쳤다.
충청북도의 경우 모두 비의사 출신 보건소장이, 전라북도 역시 13곳의 보건소 가운데 단 4곳만이 의사가 소장을 맡고 있었다.
기동민 의원은 “저조한 의사 보건소장 임용 현상의 원인은 비의사 출신에 비해 미흡한 보건사업 행정력과 보건소 내 의사들의 낮은 처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한의협은 "이 같은 결과는 보건소장을 의사면허 소지자를 임명하도록 돼 있는 지역보건법 시행령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법 개정의 당위성을 피력하고 나섰다.
한의협은 “전국 지역 보건소장 중 의사 비율이 40%에 불과하다”며 “국민의 건강증진과 의료 전문성을 고려해 한의사와 치과의사도 보건소장 임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보건법 시행령을 개정하면 이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는 이러한 주장에 회의적인 분위기다.
지역보건법의 목적 및 보건소 설립 취지에 맞게 보건소장은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보건의료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의사'를 우선 임용하는 게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는 ‘바로미터’다. 당시 보건소의 공공의료 역할 및 지역 내 감염방지의 역할이 수면 위로 급부상 했다.
의협 관계자는 “지역주민의 건강증진는 물론 감염병 예방ㆍ관리 등 보건소의 원활한 관련 업무 수행을 위해 오히려 ‘의사 보건소장 임용’ 원칙이 지켜져야 함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욱이 한의학을 전공한 한의사들은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대한 학문적 전문성이 부족하고 보건소 주요기능인 예방·관리에 대한 한의사의 업무범위가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의사를 보건소장으로 임용토록 허용하자는 논리는 오히려 감염병 및 보건문제에 대한 적절한 대응에 있어 허점만을 양산할 우려가 있다”고 질타했다.
한의사가 보건소장으로 임용될 경우 보건소 내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관리·감독할 주체가 없어진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목했다.
이 관계자는 “한의사 불법행위를 조장할 소지가 있고, 결국 주민의 건강권 침해로 귀결될 수 있다”며 "비의사 보건소장 비율이 높다는 이유로 한의사 임용을 주장하는 것은 절대 수용될 수 없는 의견”이라고 거듭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