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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승계 문제를 두고 노사 간 갈등을 빚던 서울시의 정신보건사업이 결국 노조 측의 전면파업 선언으로 위기에 봉착했다.
최근 헌재에서 정신병원 강제입원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는 등 정신질환자의 사회복귀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를 지원해야 할 정신보건사업이 노사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서울시민의 불편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내 정신건강증진센터 및 자살예방센터 종사자들로 이뤄진 보건의료노조 서울시정신보건지부(이하 정신보건노조)는 지난 5일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기한 파업 돌입을 선포했다.
정신보건노조는 기자회견에서 “9월 22일 노사 간 조정신청이 만료돼 이를 연장하면서까지 합의를 위해 노력했으나 지난 4일 협상이 결렬되면서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 정신건강증진센터 및 자살예방센터는 사업이 위탁에서 직영으로 변경되는 등 운영 방침이 바뀔 때마다 고용승계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종사자가 비정규직이며 한 명당 최소 50~120명의 정신질환자를 관리해야 하는 열악한 근무조건에 놓여 있다.
노조 측은 “지난 2월 말부터 서울시와 단체교섭을 거쳐 협상안을 마련했는데 타결 직전인 4일이 되자 사업을 위탁받고 있는 기초지자체 및 수탁기관의 대표가 책임이 없다며 합의를 거부해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며 노사협상에 임하는 사용자 측의 태도를 비판했다.
현재 서울시의 정신보건사업은 지자체마다 서울시가 직접 운영을 도맡거나 수탁기관을 거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고용 승계관련 문제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결정할 수 있는 주체가 모호한 상황이다.
실제로 서울시 측은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정신건강증진센터 종사자의 고용승계 문서화를 서울시 측에서 허가할 수는 없다”며 각 자치구의 입장도 고려해야 함을 밝힌 바 있다.
이후 협상을 통해 서울시와 노조 측은 고용안정 및 임금인상 등의 잠정적 합의안을 마련했으나 또 다른 사용자인 자치구 및 수탁기관과 이견이 생겨 결국 파업을 선포하게 된 것이다.
노조는 이런 상황에 대해 “누구 하나 책임질 수 없다고 하니 도대체 파업 사태를 만든 ‘진짜 사장’은 어디에 있는가”라며 “지자체와 서울시가 연합해서 교섭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현재 서울시의 정신보건사업은 공공책임이 곧 무책임이 된 격”이라며 “서울시 및 지자체장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할 일을 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은 “정신질환자는 장기적 보살핌이 필요한데 현재 정신보건 종사자들은 시 예산에 따라 그때그때 해고되는 상황”이라며 “당장 다음 해 계약 연장도 불투명하다. 이런 환경에서는 환자를 제대로 볼 수 없다”고 성토했다.
현재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은 전체 종사자 345명 중 291명으로, 거의 대부분의 인력이 동참하고 있다. 통계적으로 이들은 1인당 서울시민 약 3381명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해 왔다.
평소에도 적은 인원으로 업무를 해온 만큼 파업이 장기화될수록 사각지대로 여겨지는 정신질환자 의료서비스 제공도 곤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로 자살예방센터의 24시간 핫라인 상담 업무 및 위험성이 있는 정신질환자 방문과 사례관리 업무가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주상현 정신보건노조 사무장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비노조원이 업무를 대신하고 있는 상황이나 대체로 한 센터마다 최대 1200명에 달하는 환자를 관리해 왔으므로 실무업무는 잠정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파업과 관련 “상담전화 등의 업무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