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력의학원이 좌초 위기에 놓인 중입자가속기 사업을 재추진한다. 핵심은 사활을 건 ‘400억원 분담금 투자유치 프로젝트’다.
의학원은 11월 말까지 부산·울산·경남 지역 병원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통해 400억원 확보방안을 구체화하고, 나머지 350억원을 차입한다는 방침이다.
11월 말까지 마감기한이 설정된 것은 기획재정부의 사업 적정성 재검토에 의한 것으로, 이 기간 내 750억 중 절반 이상의 분담금을 확보할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관건은 부산대병원, 동아대병원, 부산백병원, 고신대복음병원 등 부산지역 4개 병원에서 울산대병원, 경상대병원, 창원삼성병원까지 3개 병원을 추가한 형태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7개 병원과의 컨소시엄 운영이다.
이 컨소시엄을 통해 중입자가속기 도입을 위한 '400억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는 게 원자력의학원의 판단이다.
원자력의학원 중입자가속기사업단 관계자는 “현재 200억원은 잠정 확보된 상태이며, 추가로 조율이 필요한 사항이지만 400억원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MOU 체결 등 절차 상 소요되는 기간을 줄이고 최대한 신속히 투자금을 받는 방향으로 모든 논의를 진행 중이다. 세부내용은 공개가 어렵지만, 긍정적인 형태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자력의학원이 설정된 마감기한 내 400억원을 확보하거나, 확보 가능성을 증명할 계약서 등을 보유한다면 적정성 재검토는 보류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만약 실패한다면 중입자가속기 사업은 주관기관이 타 기관으로 넘어가거나, 사업 자체가 중단되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 원자력의학원이 운명을 건 투자금 유치에 힘을 쏟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김미숙 중입자가속기사업단장은 “통상 큰 규모의 사업은 미뤄지거나 늦어지는 경우가 있지만 이를 근거로 변명할 상황은 아니다. 조속한 시일 내 운영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경주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중입자가속기가 필요한 국내 의료현실에서 공공병원이 주관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정부는 물론 민간 투자 유치 등 다각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언급했다.
타 기관 이전 가능성 낮아
부산 기장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인근에 세워진 중입자가속기치료센터 전경
당초 750억원을 공공병원이 분담하는 방식의 설계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이미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이미 부산 기장군에는 1000억원 규모의 중입자가속기센터 건물이 세워졌다.
때문에 원자력의학원은 사업 표류 책임에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다. 하지만 타 기관으로의 주체 변경은 소요시간과 인력 확보 등을 감안할 때 사실상 불가능 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사업성은 낮고 공공성이 짙은 중입자가속기 사업에 75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기관을 기대하기는 더더욱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 투자 유치 실패 시 새로운 주관기관으로 거론되고 있는 A기관은 익명을 요구하며 “분담금 확보를 못해 사업을 전가시키는 꼴에 불과하다. 원칙대로 주관기관이 진행해야 그나마 사업 진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자력의학원 역시 동일한 입장이다. 투입된 인력과 연구기간 등을 감안하면 중입자가속기 연구 및 운영권이 바뀌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원자력의학원은 11월 말 400억원 규모의 민간 투자를 유치시킨 후 350억원을 차입을 통해 2020년 중입자가속기센터 정상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