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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륵(鷄肋)’ 직면 제한적 의료기술 해결책은···
강남성심병원 노규철 교수 “비급여 문제 풀지 못하면 '제도 존폐' 위기"
[ 2016년 10월 21일 13시 03분 ]

“제한적 의료기술 제도는 환자와 의사, 그리고 의료기기 산업계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제도로 이 범위를 확대하는데 대해 충분히 공감하며 큰 틀에서 환영한다.”
 

“하지만 환자 치료기회 확대 및 유망 의료기술의 근거창출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면 이 제도는 ‘계륵(鷄肋)’ 신세가 될 수밖에 없으며 나아가 제도 자체가 존폐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지난 2014년 10월부터 보건복지부로부터 제한적 의료기술로 선정된 ‘자가 혈소판 풍부혈장 치료술’(PRP)에 대한 비급여 진료를 통해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근거를 마련해 나가고 있는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노규철 교수(정형외과)가 제한적 의료기술 제도에 대해 날카로운 일침을 던졌다.


제한적 의료기술 제도는 신의료기술 평가 결과 안전성은 있지만 유효성 근거 부족으로 탈락한 의료기술 중 일부에 대한 시술을 인정하는 것으로 지난 2014년 4월 도입됐다.


이 제도는 신의료기술평가 과정에서 연구단계 의료기술(Ⅱ-b)로 평가된 것 중 대체치료법이 없거나 희귀질환 치료·검사를 위해 신속히 임상에 도입할 필요가 있는 의료기술을 대상으로 한다.


특히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오는 10월31일 제한적 의료기술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계획에 따르면 기존 제한적 의료기술 대상은 물론이고 국내 최초로 개발됐거나 임상적 효과가 기대되는 기술 등 유망 의료기술까지 그 대상이 늘어날 전망이다.


“비급여 진료 역효과 한두 가지 아니다”


노 교수는 제한적 의료기술 제도가 취지 자체는 좋은 제도라는 입장이다. 환자에게는 새로운 치료 기회를, 의사에게는 새로운 의료기술 연구 및 시술 기회를, 의료기기 산업계에는 새로운 시장 진입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노 교수는 "이 제도의 단점은 장점만큼이나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노 교수는 “이 제도의 근본적인 문제는 비급여 진료”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제도는 겉돌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비급여 진료로 인해 파생되는 역효과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기술을 사용하면서 이 비용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점이다.

노 교수가 연구 중인 PRP 시술 같은 경우 제한적 의료기술 중 그나마 비용이 저렴한 편에 속하지만 일부는 그 비용이 1000만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불분명하다보니 환자 입장에서 달가울리 없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환자가 돈 내고 실험대상이 되는 꼴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의사가 환자에게 제한적 의료기술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기도 어렵다. 연구목적의 값비싼 미완성 의료기술을 이용해달라고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제한적 의료기술 실시기관에서는 연구에 참여할 환자를 모으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당연히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는 것 역시 이 같은 난관을 극복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노 교수는 " 제한적 의료기술 제도를 통해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근거를 창출해야 하는 의료기기 업계 역시 환자와 의사, 실시기관이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로 인해 환자를 기다리는 것 외에 뚜렷한 대책이 없다"고 설명했다.

“연구비 ‘선택과 집중’ 통해 비급여 문제 손봐야”
 

“단 하나의 제한적 의료기술을 연구하는 한이 있더라도 환자에게 돈을 받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 교수는 "현 제도의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비급여 진료를 반드시 손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극단적일지라도 연구비를 하나의 제한적 의료기술에 투입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현재 제한적 의료기술은 4개가 선정된 상태이며 오는 31일부터 그 대상은 대폭 증가하게 된다.


노 교수는 “사실 경제적 논리로만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비급여 진료 문제는 결국 돈의 문제”라며 “정부가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할 수 없다면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효율적·효과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치료기회 확대 및 유망 의료기술의 근거창출이라는 제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노 교수는 “하나의 제한적 의료기술도 다양한 범주로 나눌 수 있는 만큼 일부 근거가 마련된다면 이에 대해 조건부로 신의료기술평가를 받게 해줄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된다면 환자와 의사, 의료기기 업계 모두 조기에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근거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의사나 의료기관별로 다를 수 있는 연구방법을 통일하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 환자도, 의사도, 정부도 믿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야만 제도가 빛을 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영민기자 yym0488@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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