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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내년부터 내과 전공의 수련 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이는 대학병원급 세부전문가 양성에 치중된 현행 내과 수련체계가 대부분의 내과 전문의가 개원의 등으로 종사하는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내과 수련기간이 단축됨에 따라 수련병원, 전공의 등은 수련의 질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4년도 부족한데 3년으로 제대로 된 수련이 가능하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대한내과학회는 수련과정 개선을 통해 기본에 충실한 내과 전문의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대한내과학회 정훈용 수련이사(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와 11월부터 수련이사직을 수행하게 되는 엄중식 교수(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는 “현행 수련과정을 개선하면 3년으로도 4년을 배우는 것 이상의 역량을 갖출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내과학회가 바라보는 수련기간 단축 의미를 들어봤다.
Q. 내과 전공의 수련기간 단축이 갑작스레 이뤄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단축 배경은
내과 전공의는 처음에 4년제로 도입됐다가 1979년 3년제로 바뀌었다. 그러다 1990년 다시 4년제로 회귀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었다. 당시 수련기간이 1년 연장되면서 4년차 전공의는 현재의 펠로우(전임의)처럼 특정분과 수련에 집중하게 됐다.
이후 1992년 내과 분과전문의제도가 신설되면서 4년차 전공의의 역할이 애매해지기 시작했다. 예상과 달리 펠로우 과정을 밟는 이들이 늘면서 펠로우와 4년차 전공의의 역할이 겹쳤기 때문이다.
이에 4년제를 3년제로 전환하기 위해 2005년 보건복지부에 수련기간 단축을 요구했지만 반려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과학회는 매년 이사회 및 평의원회에서 3년제 안건을 논의해 왔다.
즉 내과 전공의 수련기간 단축이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갑자기 이뤄진 건 아니라는 것이다. 내과학회는 지난 10여년 동안 수련기간 단축을 요구해왔으며 2014년 내과 전공의 미달 사태를 계기로 이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Q. 수련의 질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3년제 수련과정은 충분히 마련됐는지
4년을 수련하면 3년보다 질이 높은건지 반문하고 싶다. 사실 현재 전공의들을 보면 기본도 모른 채 고급을 알려고 한다.
전체가 아닌 골짜기 지식을 아는데 너무 몰입돼 있다는 것이다. 의학에는 결코 높낮이가 없다. 기본을 배우지 못하는 것이 수련의 질이 더 낮은 것이다. 이런 수련은 결국 ‘반쪽 의사’를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
3년제 수련과정은 ‘기본’에 집중하는 방향이 될 것이다. 전공의들 필수 이수항목을 마련해 넓고 깊은 지식과 술기를 갖춘 내과 전문의를 배출한다는 목적이다. 사실 기본에 충실해야만 응용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세부 전공은 펠로우 과정이나 자기 주도 학습을 통해 배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Q. 수련기간 단축은 입원전담전문의(hospitalist) 제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수련기간이 줄면 그만큼의 업무공백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에 현재 시범사업에 들어간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정착이 중요하다. 학회에서도 이 제도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특히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는 내과 전공의 뿐 아니라 내과 전문의들 미래를 위해서도 반드시 성공돼야 한다. 개원이나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입원전담전문의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현재 1년차 전공의와 내년 1년차 전공의가 동시에 내과 전문의로 배출되는 2020년쯤 되면입원전담전문의가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급여나 직업 안전성도 크게 개선될 것이다.
Q. 대한전공의협의회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전공의들은 '필수 이수항목을 정해 지도전문의에게 확인받는 방안'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또 주치의 1인당 최대 진료 환자수를 제한해 달라는 요구도 있었다는데
필수 이수항목을 정해 지도전문의에게 확인받는 방안에 대해 내과 전공의들은 "교수들 눈치를 볼 수 있다"며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하지만 학회는 오히려 지도전문의가 사인만 남발하는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전공의에 대한 구술고사를 진행할 계획도 갖고 있다. 정상적으로 수련을 받은 전공의들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주치의 1인당 최대 진료 환자수를 학회 차원에서 제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만약 학회가 나서서 제한한다면 실제 의료현장이 제대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의료현장의 판단에 맞기는 것이 옳다고 본다.
사실 병원에서는 전공의들이 빠져나가지 않기 위해 자체적으로 적정 환자수를 정하고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도입된 만큼 전공의들의 부담은 점차 줄어들 것이다.
Q. 올해 1년차 전공의와 내년 1년차 전공의가 2020년 동시에 배출된다. 전문의 시험은 어떻게 진행되나. 또 4년제 출신과 3년제 출신 내과 전문의를 바라보는 병원의 인식차는 어떻게 극복해야 되는지
올해 1년차 전공의들은 지금처럼 1월, 내년 1년차 전공의는 7월에 시험을 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장 이상적인 건 내년 1년차 전공의가 2월까지 병원에서 근무한 후 7월에 시험을 보는 것이다. 시험을 7월에 보더라도 전공의들은 전문의 자격만 취득하지 못했을 뿐 수련을 마쳤기 때문에 개원 및 취업, 펠로우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병원이 4년제 출신을 3년제 출신보다 선호하거나 우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수련기간이 중요한게 아니다. 현재의 수련과정이 변하지 않는다면 스펀지처럼 구멍이 숭숭 난 전문의만 나오게 된다. 기본에 충실한, 단단한 내과 전문의를 배출해낸다면 3년제 출신이 4년제 출신보다 더 나을 수 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복지부와 학회는 수련기간 단축이라는 커다란 틀을 마련했다. 다만 이 정책이 성공적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다. 전공의와 지도전문의, 나아가 수련병원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수련시스템을 개선하는 건 반드시 필요했다. 분명 어려움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각각의 주체들이 책임의식을 갖고 문제에 임한다면 해결 못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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