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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상급종합병원이 백혈병으로 인한 혈소판감소증 환자의 뇌출혈을 늦게 진단한 과실로 소송에서 패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8민사부(부장판사 정은영)는 최근 환자 B씨의 유가족이 서울 송파구 소재 A상급종합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35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혈소판 감소증과 골수이형성증후군 환자인 B씨는 비장 파열로 병원에서 비장동맥 색전술을 받던 중 호흡 곤란과 전신 부종, 복부 팽만, 출혈 등이 발생하자 A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의료진은 골수검사 결과 만성 골수단핵구성 백혈병으로 진단하고 우선 지혈제 처방 후 카테터를 이용한 배액술을 시행했다.
두 달 후 B씨는 A병원에서 복강경하 비장절제술을 받았다. 수술 부위의 출혈이 멈추지 않자 의료진은 이틀 후 개복 하에 출혈조절술을 실시했고, B씨의 호흡 곤란과 복부 통증은 호전됐다.
그러던 어느 날 B씨는 의료진에게 “갑자기 목소리가 안 나온다”며 통증을 호소했다. 이비인후과 협진 결과 성대마비와 급성 후두염으로 진단됐다.
다음날 새벽 1시10분 경 B씨는 복부 불편감, 두통과 함께 호흡 곤란, 오심, 어지러움증을 느꼈다. 의료진이 산소를 공급하고 항구토제를 투여했지만 호흡곤란은 악화됐고, 급기야 기면 상태에 빠졌다.
의료진은 후두부 부종에 의한 호흡곤란으로 판단해 기관삽관을 실시했다. 같은 날 새벽 5시 경 중환자실로 옮겨 급성 저혈압체를 투여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의료진은 오전 11시경 동공 및 반사가 소실되고 동공산대가 나타난 후에야 뇌 CT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우측 소뇌 부위의 뇌내출혈이 발견됐다.
신경외과 협진이 이뤄졌지만 이미 뇌사 상태에 빠진 뒤라 수술치료는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B씨는 이틀 뒤 심 정지로 사망했다.
유가족은 “혈소판감소증 환자가 오심, 두통 등 신경학적 이상증상을 호소했음에도 의료진은 뇌출혈을 전혀 의심하지 못했다. 진단 지연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책임을 지라”며 1억4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법원은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했다. 다만, 혈소판감소증 환자에게 뇌출혈이 발생한 경우 30일 이내 사망률이 64%정도이고, 혈소판을 투여한다고 해도 예후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감안해 진단 지연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두통, 오심, 어지러움을 호소하고 의식까지 저하됐다면 급성 후두염 이외 다른 질환 가능성을 의심했어야 했다“며 ”혈소판감소증 환자에게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면 충분히 뇌출혈을 의심할 수 있었는데 의료진은 산소 공급, 항구토제, 항염제 진통제만 처방하는데 그친 과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진이 조금만 빨리 진단했더라면 뇌내출혈에 대한 보존적 치료를 통해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B씨는 치료 기회를 빼앗긴 만큼 병원은 유가족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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