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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을지대학교병원 파업 사태가 2주를 넘어서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지던 가운데 양측이 지난 9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사후조정을 신청, 대화의 물꼬를 터 앞으로 협상 가능성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최근 웹상에 게시된 파업사태 비판 글을 둘러싸고 서로가 명예훼손 행위를 저질렀다며 법적 대응까지 거론하는 등 양측의 대립이 극심했던 상황이라 사후조정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을지대병원노조는 11일 "병원과 파업사태 해결에 뜻을 모으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사후조정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사후조정은 파업 후 노사 간 교섭을 노동위원회가 중재하는 것으로 양측은 의견 개진을 통해 사태 해결을 모색할 방침이다.
을지병원 노조 측은 “대화와 교섭을 통해 조속히 파업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병원과 의견을 모아 사후조정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조정회의에는 병원 측 뿐만 아니라 을지재단도 함께 참여한다.
그러나 “병원 측이 진정성을 갖고 대화에 임한다면 정상화가 가능하지만 파업대오를 흐트러뜨리는 등 훼방을 놓는다면 협상이 어려울 것”이라며 경계하는 태도를 보였다.
병원 관계자 파업 비판 글 놓고 양측 아전인수 해석 공방
노조의 이런 발언에는 배경이 존재한다. 파업 진행 과정에서 노사 간 반목의 불씨를 재차 당긴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파업이 진행 중이던 지난 1일 한 을지병원 관계자가 블로그에 게재한 글을 두고 진실공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노조 측에 따르면 해당 게시글 작성자는 “병원 파업에 참여한 이들은 일하기 싫은 사람들의 모임처럼 보인다. 로비를 점령하고 노래하고 춤추고, 얼마 남지 않은 인력에 겨우 병동을 지탱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파업을 강요한다”면서 노조 파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또 “돈보다 생명·사람이라는 피켓을 들고 환자를 내버려둔 채 농성을 하라는 것이냐”라며 “외래 방문한 환자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행위는 살인미수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노조는 이를 두고 즉각 반발하며 “해당 게시글은 사실을 왜곡하고 파업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글 작성자는 마치 병동에 근무하는 간호사인 것처럼 자신을 위장했으며 병원 측 지시로 블로그에 올렸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병원 측이 파업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성실교섭에 나서는 대신 직책과 인맥을 총동원해 노·노 갈등을 유발하고 장기파업을 유도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중”이라며 “노조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투쟁을 왜곡하고 비난하는 행위와 관련해 병원 측의 지시 여부를 파악하고 이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병원 측은 오히려 노조에서 근거 없는 의혹제기를 하고 있다며 나섰다.
병원은 “소속 직원으로 하여금 노조 파업 비난 글을 작성해 블로그 등에 올리도록 지시한 사실이 일체 없다”며 “조사 결과 해당 글의 작성 및 게시자는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적인 의견을 쓴 것임이 밝혀졌다”고 반박했다.
또 병원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판단, 노조에게 공개사과 및 정정보도를 요구했다.
병원 측은 “‘의혹이 제기된다’는 식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해도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노조가 공개 사과와 정정보도 등 책임 있는 조치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그에 합당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결국 노사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고 파업 장기화 조짐마저 엿보이는 실정이다.
이에 노조 측은 지난 8일 “병원 측이 일체의 대화를 회피한 채 파업 장기화를 유도하는 가운데 평소 800명 수준이던 입원환자는 현재 270여명 수준으로 줄었고 외래환자 또한 2600여명에서 1900명으로 줄었다”며 “병원이 비정상적 운영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강경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러나 병원이 노조와의 대화에 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서울 을지병원과의 연대 등 강경투쟁 방침은 잠시 유보한 상태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사후조정을 계기로 반목을 거듭해 오던 노사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추이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