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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에게 저산소증이 나타날 위험이 있음에도 산모 상태를 소홀히 관찰해 제왕절개 시기를 놓친 의사들이 수 억원을 배상하게 됐다.
서울고등법원 제17민사부는 산모 A씨가 M산부인과 원장 B씨, 산부인과 전문의 C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의료인들에게 2억2253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A씨는 임신 35주차인 2010년 8월 10일 전날부터 체한 증상을 느꼈다. 복통이 시작되고 구토까지 하자 이날 오후 1시15분경 M산부인과를 찾았다.
전문의 C씨는 1층 외래검사실에서 태아심음감시장치를 부착하고 태아심박동을 확인했다. 7~8분간 만기태아심박동감소 소견을 내고 2층 분만실로 옮겼다.
만기태아심박동 감소는 자궁수축이 최고점을 찍은 이후 태아심박동이 감소하기 시작해 수축이 끝난 후에 기초 수준으로 되돌아오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태아의 저산소증과 대사 장애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에 태아 손상이나 사망 가능성이 있음을 염두하고, 분만 진통 초기에 심박동 감소가 잦아들지 않으면 즉시 제왕절개 수술을 해야 한다.
의료진은 수액을 투여하고 산소를 공급하면서 태아심음감시장치를 통해 심박동을 확인했다. 1시25분경 만기태아심박동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고, 35분 뒤에는 분당 120~160회로 정상범위 내로 유지됐다.
A씨도 더 이상 복통을 호소하지 않았다. B씨는 "하루 정도 입원해서 더 관찰해 보자"고 말한 후 다른 환자 외래진료를 봤다. A씨는 계속 분만실에 있었다.
그런데 오후 3시45분 경 A씨는 다시 복통을 호소했고, 또 다시 만기태아심박동 감소가 나타났다.
B씨는 분만실 간호사로부터 보고를 받고 4시경 응급 제왕절개수술을 시행하기로 했다. 4시20분 경 수술을 시작해 34분경 분만했는데 수술 중 환자의 자궁에서 자궁태반졸증이 관찰됐고 태반조기박리도 심한 상태였다.
신생아 D양은 출생 당시 1.99kg이었고 심박동수가 분당 70회로 울음이 없었다. 모로 반사 능력도 떨어지고 청색증이 동반된 상태였다.
D양은 다른 병원으로 전원돼 치료를 받았지만 현재 뇌성마비와 그로 인한 지적 정애, 경직성 하지마비에 의한 보행 장애, 인지기능 및 언어기능 저하 등의 증세를 보이고 있다.
A씨 측은 M산부인과 측의 경과관찰 소홀로 인해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의료진 과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B씨 등 의료진이 경과관찰을 소홀히 해 제왕절개수술을 지연한 과실이 있다"며 "이로 인해 산모의 아이가 저산소증 뇌손상을 입게 됐다"고 밝혔다.
오후 2시경부터 3시45분경까지 1시간45분 동안 산모 및 태아 상태, 태아심박동수 및 그 양상이 어땠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태아심음감시그래프나 경과기록지, 간호기록지 등 일체의 진료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2시 이후 환자 상태 및 태아심박동수를 관찰했더라면 태반조기박리증상 발현을 보다 빨리 진단하고 적절한 처치를 강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인한 장해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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