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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1차 진료 시 처방한 약을 복용하고 하루 만에 갑작스러운 두드러기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약물 부작용을 의심하지 못하고 같은 약을 그대로 처방한 의사가 소송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약물 부작용을 제 때 진단하고 처치하지 않은 과실을 저질렀다고 판단했지만 환자에게 나타난 악결과의 직접적 원인이 약 성분이라는 점을 감안해 의사 배상 책임을 20%만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8민사부(부장판사 정은영)는 환자 A씨와 그 가족이 Y이비인후과 원장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하고, 4억원의 청구액 중 8351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B씨는 발열, 설사 등 증상으로 Y의원에 내원한 A씨를 급성 인후두염과 상세불명의 위장염 및 결장염, 위계양, 알레르기비염으로 진단하고 린코마이신을 주사 투여했다. 약으로는 타이레놀, 케롤에프, 스맥타현탄액, 페니라민, 큐란 2일 분을 처방했다.
A씨는 집으로 돌아가 처방약을 복용했는데 24시간 후 두드러기와 재채기, 콧물, 가래 등이 나타나 다시 Y의원을 찾았다. C씨는 급성 두드러기에 대한 별다른 의심 없이 1차 진료 때와 같은 진단을 내리고 린코마이신, 타이레놀, 시네츄라시럽, 큐란, 에바스텔, 코데날, 소론도 각 2일분을 처방했다.
다음날 A씨는 열이 39도까지 오르고 호흡곤란과 함께 두드러기, 목과 피부 발작, 두통, 연하통 증상이 나타나 한강섬싱병원 응급실에 실려갔다. 열이 떨어지지 않고 이튿날 새벽 무렵에는 호흡곤란이 심해져 중환자실로 옮겨져 기관 삽관을 받았다.
두드러기는 얼굴과 상반신 전체, 다리까지 퍼졌고 수포도 생겼다. 3일 후에는 피부 괴사가 구강, 혀, 인두 및 후두, 각 결막에까지 진행됐다. 의료진은 ‘스티븐존슨증후군’으로 진단했다. 해당 증후군은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급성 피부점막 질환이다.
A씨처럼 전체 표피 면적의 30% 이상의 피부와 점막에 수포, 미란 등이 관찰되는 경우 독성표피괴사용해증으로 분류한다. 독성표피괴사용해증으로 인한 사망률은 30%로 일반 스티븐슨 존슨 증후군보다 최대 6배가량 높다.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즉각적으로 원인 약제를 찾아내 사용을 멈춰야 한다. 최근 4주 이내에 새롭게 복용한 약제이거나 위험성이 많은 약제가 원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A씨는 퇴원후 현재 얼굴과 등 부위에 과색소침착과 원형 반흔이 남았고 양쪽 눈의 중심부 각막 혼탁이 나타나 시력도 저하된 상태다.
A씨 측은 “2차 진료 때 약물 부작용을 의심해 약 복용을 중단시켜야 했는데도 1차 때와 유사한 처방을 하는 과실을 저질렀다”며 4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환자 손을 들어줬다. 1차 진료 시 내린 약 처방은 적절했지만 환자가 약 복용 후 갑자기 이상 증세를 호소했는데도 아무런 의심없이 두드러기 및 발진을 일으키는 약을 그대로 처방한 과실을 인정한 결과다.
재판부는 "2차 진료 당시 스티븐 존슨 증후군을 의심하거나 진단, 처치를 할 수는 없었더라도 1차 처방에 두드러기, 발을 일으키는 약이 다수 포함돼 있고 갑작스럽게 두드러기 증상이 나타났다면 약물 부작용을 의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C씨는 1차 처방약의 투약을 중단시키거나 약물 부작용 여부에 대한 감별진단을 하지 않은 채 스티븐 존슨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이레놀, 큐란, 린코마이신을 다시 처방한 과실이 있다”며 “이로 인해 질환이 독성표피괴사용해증으로 악화돼 환자가 장해를 입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스티븐존슨증후군 발생에 직접적인 과실이 없고 C씨가 2차 약 처방을 하지 않고, 투약을 중단시켰더라도 이미 발생한 스티븐존슨 증후군 진행 자체를 막을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C씨 배상 책임 범위를 20%로 제한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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