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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로 막힌 국산 혁신 의료기기 ‘의약품 주입펌프’
업체 “품목 재분류 시급” 주장, 식약처 "쉽지 않지만 최적 방법 모색"
[ 2016년 12월 27일 11시 46분 ]

국내 기술로 혁신적인 차세대 ‘의약품 주입펌프’가 개발됐지만 정작 국내 판매는 물론 해외 수출길마저 막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의료기기 업체 메인텍은 최근 기존 의약품 주입펌프인 인퓨전펌프와 시린지펌프의 장점을 통합한 실린더식 의약품 주입펌프 '애니퓨전'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세계 최초로 하나의 펌프를 통해 인퓨전과 시린지 모드를 사용할 수 있는 실린더 펌프로 기존 펌프의 문제점을 해결한 혁신기술이 적용됐다.
 

사실 제품 개발이 이뤄진지 60년도 더 된 인퓨전펌프와 시린지펌프는 수조원대 시장규모를 자랑하면서도  FDA에 가장 많은 불량 보고서가 제출될 만큼 문제가 많은 의료기기로 분류돼 왔다. FDA가 의료기기 업체에 지속적으로 대체제품 개발을 요청할 정도였다.
 

무엇보다 이들 펌프의 문제점은 의약품 주입 정확도가 낮다는데 있다. 인퓨전펌프와 시린지펌프의 의약품 주입 정확도는 각각 ±5~20%, ±3~5%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은 용량과 정확도에 따라 두 펌프를 번갈아 사용해야 했다. 정확도와 관계 없이 대용량의 의약품을 주입하는 경우 인퓨전펌프, 정확도가 요구되는 가운데 소량의 의약품을 주입하는 경우 시린지펌프를 사용하는 식이었다.
 

반면 애니퓨전은 인퓨전펌프와 시린지펌프 장점을 합친 만큼 단 하나의 용량 제한 없이 ±1%의 의약품 주입 정확도를 보인다. 참고로 ±1% 의약품 주입 정확도를 보이는 제품은 애니퓨전이 처음이다.
 

이뿐 아니라 인퓨전펌프는 ▲튜브 되튐(recoil) ▲잉여흐름(free flow,) ▲세트임의탈착 현상 등이, 시린지펌프는 ▲빈번한 주시기 교체 ▲잦은 알람에 따른 불편함 ▲오염·감염·재사용 위험 ▲시린지 임의 분리 등이 문제로 지적됐지만 애니퓨전은 이러한 부분도 극복했다.
 

이외에도 하나의 카트리지로 최소 3일 이상 최대 30일까지 사용 가능한 내구성을 가지고 있어 빈번한 교체로 발생하는 오염이나 감염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이러한 애니퓨전은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고 의약품 주입 펌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각에서는 3조원 규모의 기존 시린지펌프 시장을 대체할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도 나왔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은 펌프의 핵심기술인 카트리지 품목분류가 기존 제품과 동일하게 이뤄지면서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애니퓨전의 실린더펌프는 식약처 심의위원회를 거치면서 ‘실린더식 의약품주입펌프'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식약처가 애니퓨전의 신기술을 인정한 것이다.
 

반면 카트리지는 ’실린더 펌프용 카트리지‘가 아닌 기존 품목분류에 따라 '수액펌프용 수액세트'로 품목 허가됐다. 세계 최초의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기존 제품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된 것이다. 결국 카트리지는 기존 제품 수준의 산정기준만 인정받게 됐다.
 

또 펌프와 카트리지 품목이 다르게 분류되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치료재료로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비급여 코드를 부여받지도 못했으며 기존 제품과 동일한 코드로 사용할 수도 없는 상태다. 당연히 국내 의료기관에서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식약처 품목허가에 앞서 맺은 수출 계약도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최초로 개발된 의료기기는 해당 개발 국가에서 결정된 품목분류 및 산정기준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는데 앞서 언급한 문제로 인해 저평가될 우려가 발생한 것이다.
 

메인텍 이상빈 대표는 “당장 실린더 펌프용 카트리지로 품목 재분류를 받는 것이 중요하지만 별다른 기약이 없는 상태”라며 “품목 재분류 후에도 급여기준상 별도 산정이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합리적인 방법으로 임시 코드를 부여하거나 신속한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일부 혹은 지정된 대학병원에서 전략적 사용을 가승인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오상윤 의료기기관리 종합정보센터장은 ""품목 재분류를 원하는 메인텍의 사정은 알지만 현행 제도 하에서는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더욱이 식약처 심의위원회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온 만큼 품목 재분류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럼에도 현행 제도 하에서 최적의 방법을 찾아보려 한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겠지만 최대한 도움을 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영민기자 yym0488@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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